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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 20초 남기고 다저스 '항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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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 20초 남기고 다저스 '항복'

입력
2012.12.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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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 조건을 받아 주지 않으면 한국으로 돌아가겠다."

'일본 유턴'배수진을 쳤던 류현진(25)의 배짱에 LA 다저스도 두 손을 들었다. 류현진이 협상 마감 시한 종료와 동시에 다저스와 입단 계약에 합의하며 마침내 한국 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썼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 관계자는 10일 류현진의 계약 소식을 전했다. 계약 기간은 6년에 총 3,600만 달러(약 390억원)를 받는 조건이다. 이 가운데 계약금 500만 달러는 일시불로 받게 되며 매년 성적에 따른 플러스 옵션 100만 달러를 더 받을 수도 있다.

국내 프로야구 출신 1호 메이저리거의 탄생은 극적이었다. 류현진은 다저스와 단독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둔 10일 오전 7시(한국시간)가 다 돼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남은 시간은 약 40초였다. 몇 마디 말만 더 주고 받으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물론이고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결과를 통보를 해야 하는 다저스도 다급해졌다. 다저스는 총액 3,000만 달러에 마이너리그 강등 옵션을 고집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표정 변화 없이 타자들을 제압하던 류현진의 배짱은 여기서도 통했다. 류현진은 보라스에게 "마이너리그 강등 옵션이 포함된다면 절대로 계약하지 않겠다"고 버텼고, 보라스는 이를 다저스에 전달했다. 결국 20초를 남겨 둔 시점에서 다저스는 '항복'을 선언했다. 류현진측의 요구대로 600만 달러를 더 올려 총액을 맞췄고, 마이너리그 옵션 조항을 없앤'온전한'메이저리그 계약을 성사시킨 것이다.

이로써 류현진은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메이저리그 직행 선수로 기록됐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서는 지난 1994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박찬호(은퇴ㆍ전 한화)를 시작으로 역대 13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다.

올해까지 국내 프로야구에서 7시즌을 보낸 류현진은 소속팀인 한화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했다. 그리고 최고 응찰액인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를 적어 낸 다저스와 단독 협상을 벌인 끝에 쾌거를 이뤄냈다. 이는 역대 포스팅 시스템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 최고액이며 일본 선수를 통틀어도 메이저리그 역대 포스팅 시스템에서 4위에 해당하는 높은 금액이다. 그러나 다저스는 첫 연봉 협상 때만 해도 단독 협상권을 이용해 턱 없이 낮은 약 2,000만 달러를 제시해 류현진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결국 보라스의 끈질긴 설득과 류현진의 당돌한 배짱이 극적이고도 최상의 협상 결과를 이끌어낸 셈이다.

이날 오후 다저스 구단사무실에서 입단식을 치른 류현진은 12일 귀국해 이번 주 내로 한국에서도 입단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비자를 받고 팀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출국한다.

한편 다저스에서 활약했던 박찬호는 계약 소식을 접한 후 "다저스와 류현진에게 모두 축하 인사를 보낸다"며 "류현진이 역대 다저스에서 활약한 세계적인 투수의 전통을 잇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흥분된다. 류현진이 한국을 대표해 미국에서 던지는 장면을 고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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