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운동가로 잘 알려진 김영환(50)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세계 인권선언 64주년 기념식’에서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석류장)을 받았다. 이 상은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한 해 동안 인권 신장과 소수자 인권보호를 위해 힘쓴 사람들에게 수여한다. 북한인권운동가에게 인권상의 최고상인 국민훈장이 수여되기는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국민훈장 모란장) 이후 두 번째다.
김씨는 시상식 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민주화 운동을 주도적으로 해오면서 어느 순간 인권운동의 상징이 됐다”면서 “이번 상은 북한 인권에 대한 우리사회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 저자로 한 때 주체사상파(주사파) 운동권의 대부였지만 전향해 북한 정권 타도를 외치는 대북 활동가로 변신했다. 3월 말 북한 인권운동을 하다 중국에 강제 구금된 지 114일 만에 석방된 그는 귀국하자 마자 고문 사실을 폭로했었다.
“상을 받으면서 고문 당하고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북한주민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이 상이 그들을 위해 오랜 시간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북한 인권을 위해 노력한 활동가들,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일하다 희생된 북한 내 많은 인사들을 대표해 받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15년째 북한 인권운동을 해 온 그는 1996년부터 북한민주화에 대한 정책개발, 연구 및 저술, 북한인권운동가 발굴 및 육성, 북한인권 실태조사, 탈북자 긴급 구호와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는 “북한 인권 운동의 핵심은 북한 내 민주화”라고 규정했다. “북한의 인권 유린 수준이 세계 최악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요. 북한 사회가 점점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어 대북 인권 운동이 결실을 맺는 날이 곧 올 겁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아직 특별한 정해진 것은 없지만 이번 수상을 계기로 북한인권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관심을 확인한 만큼 변함없이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김인숙 국제아동인권센터 기획이사가 국민포상을 받았다. 또 인권위원장 표창 개인부문은 서만길 광주인화학교 총동문회 회장, 이경홍 SBS 제작본부 시사다큐팀 PD, 조창원 소록도병원 전 원장, 임채영 서면교회 목사, 정원오 성공회대 교수, 김병화 대전교도소 교위, 전상규 여수경찰서 경위, 김효정 경기경찰청 경장, 최만호 육군 제 5993부대 상사, 이태숙 보건복지부 국립춘천병원 간호주사, 임종수 경기 의정부 호동초등 교장 등 11명이 수상했다. 단체 표창은 강원여성인권지원공동체 춘천길잡이의 집, 사회복지법인 라파엘클리닉, 인천 남구 휴면아시아 등에 돌아갔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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