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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암 투병에 따른 베네수엘라 정치지형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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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암 투병에 따른 베네수엘라 정치지형 변화

입력
2012.12.1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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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집권을 꿈꾸던 우고 차베스(58) 대통령의 병세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베네수엘라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이 암 재발 사실을 공개하며 후계자까지 지목하자 베네수엘라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장의 관심사는 차베스 집권 4기 출범을 한 달 앞두고 16일 실시되는 주지사 선거. 좌파 정권이 차베스 없이 홀로 설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정치적 계기이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14년째 집권 중인 차베스는 10월 대선에서 승리, 내년 1월부터 6년에 걸친 집권 4기를 준비해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 "집권 통합사회주의당(PSUV)이 주지사 선거에서 차베스의 심각한 병세를 동정표로 연결시키려 하고 있으며 야권은 차베스의 병세를 국정공백에 따른 불안감 조성에 이용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란다주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엔리케 카프릴레스(40) 민주통합연합(MUD) 후보는 "대통령은 얼굴을 드러내라"며 투병으로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차베스를 비판했다. 6월까지 미란다 주지사를 했던 카프릴레스는 야권 통합후보로 10월 대선에 나와 차베스에 아깝게 패했다.

로이터통신은 "PSUV가 주지사 선거에서 패하고 차베스가 건강상 이유로 대통령직을 내놓을 경우 매우 큰 정치적 불안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PSUV는 현재 전국 23개 주 중 15개 주를 장악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선거법은 대통령이 임기 6년 중 4년을 못 채우면 보궐선거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차베스의 건강 여부에 따라 대선을 다시 치를 가능성도 있다. 보궐선거는 대통령이 물러난 날을 기준으로 30일 이내에 실시한다.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반대해온 차베스 대통령이 산유국의 지위를 이용해 남미 좌파국가들을 지원하는 큰 형 노릇을 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건강은 관련국들에게도 초미의 관심사다. 베네수엘라로부터 원유를 값싸게 구입해온 쿠바, 볼리비아 등은 베네수엘라의 정권이 교체되면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 미국 CNN 방송은 차베스가 8일 국영방송을 통해 자신의 후계자로 공식 지목한 니콜라스 마두로(50) 부통령을 집중 조명했다. 버스 운전기사 출신으로 카라카스 공공운수노조에서 활동한 마두로는 차베스의 첫번째 정권 창출에 기여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국회의장과 외무장관 등을 거쳐 10월 부통령에 오른 차베스의 최측근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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