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의 출발지는 한반도 경주입니다."
천년 문화를 꽃피운 신라가 실크로드를 통해 세계와 소통한 사실을 증명하는 '경주 실크로드 국제학술대회'가 8, 9일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한국문명교류연구소와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한국돈황학회 등 실크로드 연구 학술단체와 경북도 경주 실크로드 프로젝트 추진단이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는 학회 대표와 중국, 우즈베키스탄의 실크로드 연구자 등 150명이 참가, '실크로드를 통한 신라와 세계의 만남'을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주제발표에 나선 단국대 전덕재 교수는 "경주 황성동 석실분에서 출토된 호인용(胡人俑)과 괘릉의 무인석상은 7세기 이래 신라에서 소그드(스키타이) 계의 서역인들이 활동했음을 알려주는 근거"라며 서역 교예단이 신라에 가무를 전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우즈베키스탄 국립고고학연구소 압둘하미드 아나르바에브 부장도 "동서교역의 핵심을 담당한 소그드인들이 신라에 진출, 교역을 벌인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중국 서북대 왕지엔씬 교수는 '간다라에서 마투라까지'라는 발표를 통해 동아시아 고대 불교 조각상의 변천과 교류를 조명했다.
상지대 권영필 초빙교수는 "우리나라는 청동기 문화부터 실크로드 영향권에 속한다"고 주장했고 우석대 전홍철 교수는 "판소리는 문명교류의 산물"이라며 판소리 실크로드 기획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립경주박물관과 괘릉, 석굴암 등 경주의 실크로드 유적을 답사하고 (사)한국실크로드학회 창립 비전을 발표했다.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은 "실크로드 한반도 연장설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유ㆍ무형의 유물과 사료로 고증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부분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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