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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발사 마무리 점검서 결함 발견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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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발사 마무리 점검서 결함 발견한 듯

입력
2012.12.0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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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김정일 동지의 유훈'임을 강조하며 예고했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해 돌연 연기 가능성을 밝힌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북한은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이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형식으로 '일련의 사정이 발생해 발사 시기 조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사 연기 검토의 원인인 '일련의 사정'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정보 당국과 전문가들은 발사 시기 조절 원인으로 로켓의 기술적 결함에 무게를 두면서도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압력, 기상 문제 등의 가능성을 고려하고 있다.

복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북한이 마무리 점검 단계에서 기술적 결함을 발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징후는 8일 낮부터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이 발사 시기 조절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주체로 '과학자, 기술자들'이라고 언급한 것도 원인이 기술적 문제임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정부와 미국, 일본 등 국제적인 중지 압박, 특히 중국의 설득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부와 미국은 북한이 로켓을 발사할 경우 이란 제재에 버금가는 엄중한 국제적 제재를 가할 것임을 내비쳐 왔다.

중국도 지난 7일 외교부 대변인 성명 등으로 북한 로켓 발사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한다며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북한이 그 동안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자주적 권리'라며 강행해 왔고, 대외적으로 발표한 계획을 재조정한 사례가 없어 중국 등 국제사회의 압력 때문이라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11년 만에 12월 초 한파 주의보가 경기 북부지역에 내려지는 등 최근 한반도를 덮진 강추위도 발사 연기에 관계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인터넷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northkoreatech)'와 '38노스(North)' 등은 지난 7일 미국 위성사진 업체 '지오아이(Geoeye Satellite Image)'의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발사장에 최근 눈이 내려 발사 준비가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로켓 발사 시기 조절 검토를 밝히고 기술적 문제가 유력한 원인으로 거론됨에 따라 올해 내 발사 재개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기일(17일)이 낀 예고 발사 시기(10~22일) 내 발사가 사실상 어려워진 이상 로켓 발사 시기를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겨울철보다는 내년으로 넘겨 대미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김정일 1주기에 맞춰 로켓을 발사하려 했는데 기술적 결함이나 주변국 압력 등으로 연기하려는 것 같다"며 "한국 미국 등 주변국의 대북 정책이 새로 짜지는 내년에 로켓 발사를 '다목적 카드'로 활용하려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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