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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아프간 미성년자 4년 간 200명 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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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아프간 미성년자 4년 간 200명 수감

입력
2012.12.0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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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이 2008년부터 최근까지 현지 미성년자 200명 이상을 바그람 기지 내 군 수용소에 수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아프간 미군 포로 인권문제의 핵심으로 지적돼온 바그람 수용소의 추한 진실이 밝혀지며 미국이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국무부가 최근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8일 보도했다. 유엔 회원국은 4년마다 아동권리협약(CRC) 준수 여부 등 인권 상황을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평균 16세인 미성년 수감자들을 '적 전투원'으로 규정하고 이들의 부대 복귀를 막기 위해 바그람 수용소에 평균 1년 정도 수감했다. 미성년 수감자 대부분은 현재 석방되거나 아프간 정부에 넘겨졌지만 일부는 아직 수도 카불 북부 바그람 수용소에 남아있다.

티나 포스터 국제법률네트워크(IJU) 대표는 "수용소에서 11, 12세 어린이들을 만난 적도 있다"며 "수천명의 수감자 중 미성년자가 200여명에 불과하다는 미국의 발표를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자밀 다카르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대표는 "정확한 신원은 수감 이후에나 확인되기 때문에 수감 당시 나이가 13, 14세 혹은 그보다 적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성년자가 국제법의 보호 없이 오래 수용소 생활을 했다면 심각한 정신ㆍ육체적 학대 위험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미성년 수감자 1명을 포함한 바그람 수감자 4명이 현재 미국 헌법상 권리인 인신보호권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당하게 인신자유를 구속당하지 않는 인신보호권을 주장한 14세 소년은 정당한 사법 절차 없이 4년째 구금 중이다. CSM은 "미국 대법원의 결정으로 관타나모 수용소 포로들은 구속이 정당했는지 법적으로 따질 기회라도 있었지만 아프간 수감자들은 그러지도 못한다"고 꼬집었다.

로이터통신은 미성년 수감자의 규모와 수감기간 등 바그람 수용소와 관련한 정보가 처음 공개된 만큼 아프간이 미국에 수용소의 완전한 권리 이양을 다시 한번 주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군은 9월 바그람 수용소의 공식 관할권을 아프간 정부에 이양했지만 피의자 체포 및 구금 권한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 아프간의 비난을 사고 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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