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저금리를 이용해 대출을 늘리면서도 투자 및 고용은 외면하고 현금 보유액을 높이거나 배당금을 늘리는데 대출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3분기 말 현재 미국 비금융 기업의 채무는 전 분기보다 1,360억달러 늘어난 8조4,000억달러(9,088조8,000억원)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5,000억달러 증가한 수치다. WSJ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9월 단행한 3차 양적완화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4분기에는 기업 대출이 더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 기업의 3분기 자본지출은 3,040억달러(329조원)으로 전 분기의 2,950억달러에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기업이 대출금을 경제 회복에 필요한 투자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미국 상무부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기업의 3분기 투자가 2.2%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민간 분야 근로자의 3분기 임금 상승률은 0.5%에 못 미쳤고 민간고용 증가 폭 역시 대출 증가에 비해 충분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WSJ는 지적했다.
반면 3분기 기업의 현금 및 유동성자산 보유액은 1조7,400억달러(1,882조6,8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현금 축적은 재정절벽 현실화에 따른 자금시장 경색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기업들은 3분기 순배당금 지급 규모를 전 분기보다 270억달러 많은 4,820억달러(521조5,200억원)로 늘렸다. WSJ는 "재정절벽 협상 과정에서 배당금에 대한 증세안이 검토되고 있어 4분기에도 기업 배당금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문은 기업들이 넉넉한 현금을 동원해 연내 인수합병 성사에 적극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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