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여성 살해범 10년전에도 장애인 살해

대전 지체장애 여성 살해 사건을 수사해온 대전 서부경찰서는 9일 법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이 여성을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성모(6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성씨는 전날 오후 4시쯤 충북 옥천군 군북면 도로에서 공개수배 전단을 본 시민의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성씨는 지난 3일 오후 6시20분쯤 대전 서구 용문동 최모(38)씨 집에서 지체장애 1급인 최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수배된 상태였다.

경찰 조사결과 성씨는 2002년 10월 다른 장애 남성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2005년 12월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0년 출소했다. 당시 재판 과정에서 최씨는 성씨의 범행과 관련된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1980년대 중반부터 극빈자ㆍ장애인 구호활동을 한 성씨는 1997년 무렵 최씨와 이 남성을 알게 돼 함께 생활했으나 알코올의존증후군과 인격장애 증세를 보이며 2000년쯤부터 최씨 등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성씨는 출소 후인 지난 9월초 대전의 한 마트에서 우연히 최씨를 만나 "너 때문에 교도소에 갔다 왔다. 꼭 복수하겠다"고 협박했고, 위협을 느낀 최씨는 대전 둔산경찰서에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성씨를 절도와 협박 혐의로 검거에 나섰지만 실패했고, 최씨에 대한 신변보호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이준호기자 junho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