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의 '철퇴 축구'가 북중미 챔피언 몬테레이(멕시코)의 벽을 뚫지 못했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 자격으로 출전한 2012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첫 경기에서 개인기에서 앞선 몬테레이에 1-3으로 완패했다.
경기 시작 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선제골을 내준 것이 못내 아쉬웠고, 후반 들어 세자르 델가로에 거푸 추가골을 내주며 사실상 승부가 결정 났다.
경기 전부터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다. 몬테레이는 개인 능력에서 울산보다 한 수 위로 평가됐다. 울산 측에 호재도 있었다. 멕시코 대표 출신의 중앙 미드필더 헤수스 사발라가 부상으로 클럽 월드컵에 나서지 못했고, 칠레 대표팀 공격수 움베르토 수아소는 일본에는 도착했지만 허벅지가 좋지 않아 울산전 출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몬테레이는 9일 오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경기에서 공격과 수비에 걸쳐 울산을 압도하며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울산은 몬테레이를 꺾고 2012~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팀 첼시(잉글랜드)와 맞서보겠다는 꿈을 부풀렸지만 객관적인 전력 차이와 큰 무대 경험 부족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몬테레이는 개인기와 스피드에서 울산을 압도했다. 세 골이나 내줬고 가까스로 실점을 모면한 아찔한 장면이 여러 차례 있었다.
전반 9분 만에 선제골을 내준 것이 못내 아쉬웠다. 0-1로 끌려간 후에 심리적으로 위축된 듯 자신 있는 플레이를 펴지 못했다. 좌우 측면으로 크게 흔들며 울산 수비진을 뒤흔든 몬테레이의 짜임새 있는 공격에 수비벽이 무너져 어이없이 실점했다. 울산 진영 오른쪽을 파고든 알도 데 니그리스가 반대쪽으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무인지경에서 헤수스 코로나가 여유있게 골 네트를 흔들었다.
울산은 이후 이근호와 김신욱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패스 연결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등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결국 울산은 후반 들어 아르헨티나 대표팀 경력이 있는 델가도에 거푸 골을 내주고 무너졌다. 델가도는 후반 29분에 이어 후반 39분 개인기로 울산 수비진을 휘젓고 추가골을 터트렸다. 울산은 후반 43분 2012 AFC 올해의 선수 이근호가 만회골을 터트려 영패를 모면하는데 그쳤다.
몬테레이는 13일 첼시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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