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자들 사이에서는 'No language is tyrannically consistent. All grammars leak(Sapir, 1921)'라는 말이 있다. '세상의 어느 언어도 완전히 일관된 예는 없다. 모든 문법에는 구멍이 있다'라는 것이다. 우리는 문법을 어기면 큰일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규칙이란 것도 알고 보면 모범의 사례를 모아 강조한 것일 뿐 반드시 예외가 있다. 따라서 이를 절대적인 법칙으로 여겨서는 안된다.
대화체에서도 어법은 필요하다. 대화체 언어는 즉석 언어이고 그래서 정리되지 않을 수 있다. 주어 동사 보어 목적어 같은 순서도 뒤바뀔 때가 많으며 단수 복수 실수를 반복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대화체 언어를 녹취해 놓고 문장체와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1990년 중반부터 '구어체 문법은 문장체와 다르다' '아니다, 같은데 예외를 두자' '아니다, 구어체 문법은 매우 특별하므로 별도의 규정과 범위를 둬야 한다' 등의 식으로 의견이 있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영어 문법은 그 옛날 Latin의 문법을 도입해서 만들어진 게 많다. 그 당시의 문법은 현학적인 지식이었으며 중요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Latin은 역설적이게도 어려운 대상인 동시에 사용하기도 힘든 언어가 됐다. Latin은 그렇게 사장돼 죽은 언어가 됐다. Latin이 스스로 사멸하게 된 이유에 비춰볼 때, 어렵다는 규칙과 관념을 그 내용도 모르고 구어체 영어에 들이대는 '기존 문법'은 구어체의 잣대가 될 수 없다.
(1)My uncle, his friend, they went to Italy 문장을 보면 'My uncle and one of his friends went to Italy'로 써야 문장체답다. 그러나 (1)의 예처럼 말하는 것도 가능하고 그게 대화체의 실상이다. 그렇다고 이것을 언어가 아니라고 강제 퇴출할 수도 없다. (2)The yellow one, that's what I like는 어떤가. 문법 선생님은 'I like the yellow one'이라고 말해야 단정하고 정리된 문장이라고 하겠지만 실제 대화를 하다 보면 얼마든지 들을 수 있는 문장이다. 그렇다고 이런 상황에서 도치법이다, 목적어가 앞에 나온 문장이다 하며 분석에 들어가는 것도 구어체의 본질이 아니다. 이런 구어체의 특징을 감안한다면 대화체 영어에서의 어법 기준과 그 적용 범위는 문장체의 문법으로 해서도 안되고 이를 기준으로 삼을 일도 아닌 것이다. 입시용 문법을 벗어나야 구어체 영어를 제대로 공략할 수 있다는 주장도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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