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흑이 많이 유리한 상황이므로 슬슬 알기 쉽게 마무리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이세돌은 아예 여기서 끝을 내겠다는 듯 다시 좌변에서 뭔가 수를 내기 시작했다. 1, 3을 교환해서 백의 포위망에 약간의 흠집을 만들어 놓은 다음 7, 9로 나가 끊은 게 최강수다.
한데 여기서 강지성이 10으로 되단수 친 게 별 게 없었다. 결과적으로 그냥 얌전히 1로 잡아 두는 게 더 나았다. 실전에서는 15, 17로 흑이 백 한 점을 잡아서 순식간에 귀의 주인이 바뀌었다. (19 … 8) 게다가 백은 20을 생략할 수 없다. 마음 같아서는 1, 3으로 버티고 싶지만 4로 잇는 순간 백 두 점이 꼼짝 못하고 잡힌다. 결국 이 부근에서 백이 또 엄청난 실리 손해를 봐서 차이가 더 벌어졌다.
강지성이 모처럼만에 명인전 본선 무대에 올라 기대를 모았으나 아쉽게도 첫 판에 너무 센 상대를 만났다. 209수 끝, 흑 불계승.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