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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사슴 탄 신선이 물 마셨다는 백록담… 옛 그림 보고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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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사슴 탄 신선이 물 마셨다는 백록담… 옛 그림 보고 떠나볼까

입력
2012.12.0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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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좋아 직장도 그만두고 2년째 그곳에서 사는 한 후배는 겨울 제주의 하이라이트는 눈 내린 한라산이라고 했다. 백록담까지 오를 수 없다면 차를 타고 1100고지 휴게소만 가도 전혀 다른 풍광을 볼 수 있다는 것. 제주는 오늘날 도시인들에겐 현실 속 유토피아 같은 곳이다. 그렇다면 옛사람들에게 제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옛사람들의 시와 그림에 나오는 제주와 서울의 풍광과 해설을 담은 두 권의 책이 나왔다. 미술평론가 최열(56)씨가 펴낸 과 (서해문집 발행).

속에 옛사람들이 바라보던 제주의 모습이 담겼다. 조선 후기 제주 향토 학자인 매계 이한우는 제주의 절경을 뽑은 '제주십경'에서 눈 덮인 백록담을 '녹담만설(鹿潭晩雪)'이라 했다. 눈 덮인 백록담이 눈부신 빛을 드러내는 순간을 뜻하는 이 말은, 눈 속에 고인 백록담의 맑은 물을 마시거나 불로초를 따러 흰 사슴을 타고 신선이 내려온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 제주의 한라산이 그들에게 얼마나 신성한 곳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조선후기 선비화가인 윤제홍은 '백록담'이란 그림에서 장엄한 열 개의 봉우리와 흰 사슴을 타고 가는 신선을 그렸다.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이 오가던 길에는 얽힌 사연이 많다"는 저자는 "그림과 시를 통해 사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에는 길에 얽힌 구구절절한 해설보다 조선시대 문인의 시 한 수, 그림 한 점에 맛깔스러운 저자의 평이 더해져 옛 문인들의 풍류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다.

각각 격월간지 '문화와 나'와 월간지 '서울아트가이드'에 연재한 글을 묶어낸 두 권 중 아무래도 손이 더 가는 쪽은 이다. 종묘, 경복궁, 압구정 등 서울의 옛그림은 그동안 적지 않게 다뤄져 잘 알려져 있다. 1702년 제주 목사 이형상이 화가 김남길을 동행시켜 순회길에 완성한 41폭의 '탐라순력도'와 제주 올레길 지도가 무척 닮아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인선기자 kel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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