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 종묘공원과 창덕궁 일대에서 불법 윷놀이 도박을 벌여 노인들의 쌈짓돈을 털어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종묘공원 등지에서 윷놀이 도박판을 열고 판돈을 챙긴 혐의(도박개장 등)로 김모(61)씨를 구속하고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은 윷 도박을 한 60∼80대 노인 16명은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김씨 등의 꾐에 빠져 도박을 한 노인들 중 상당수는 생활보장 대상자거나 폐지 수거 등으로 힘들게 번 돈을 잃은 이들"이라고 말했다. 종묘공원 등지에서 바둑이나 장기를 두며 소일하기 위해 찾는 노인들은 하루 평균 3,000여명이나 된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종묘공원, 창덕궁 옆 소공원, 세운상가 인근 골목 등 10여 곳을 돌며 노인들을 모아 윷 도박판을 벌이고 판돈의 10%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등은 한 번에 노인 20∼30명을 모아 1명당 한 판에 1만∼10만원을 걸도록 했으며, 주변에는 망을 보는 3∼4명을 배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종로 일대에서 윷 도박이 성행한다는 신고가 지난해 1월부터 월 평균 40회가량 접수됐지만 이들이 '망잡이'까지 두고 단속을 피해 현장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년 전부터 윷 도박을 해온 것으로 추정된다"며 "달아난 도박단 총책 김모(54)씨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현기자 nani@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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