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에서 우체국 금고와 맞닿은 식당의 벽을 뚫고 금고 속에 있던 현금 5,200여만원을 털어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9일 오전 5시37분쯤 전남 여수시 월하동 화물터미널 상가 1층에 입주해 있는 모 식당 주인이 "누군가 식당에 들어와 벽을 뚫어 놓았다"고 112에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확인한 결과 우체국 금고와 닿아 있는 두께 10cm 정도의 식당 벽면이 가로 59㎝ 세로 62㎝ 크기로 뚫려 있고, 금고 뒷면도 가로 27cm 세로 38cm 크기로 뚫린 채 안에 있던 현금 5,213만원이 사라져 있었다. 범인이 털어 달아난 현금은 5만원권 625매, 1만원권 2,018매, 5,000원권 100매, 1,000원권 200매 등이다.
우체국과 식당 등 다른 상점들이 함께 있는 이 건물 1층 복도에 설치된 2대의 CCTV 화면에는 스프레이액이 뿌려져 있었다.
그러나 우체국 내 CCTV에는 오전 2시12분쯤 불꽃이 튀는 장면이 찍힌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경찰서는 우체국이 사설 경비업체의 경비를 받았지만 범인이 우체국이 아닌 식당으로 침입한 탓에 열감지 센서 등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우체국은 직원 4명이 근무하는 소형 사설 우체국으로 여수산단에서 지난해 12월 이곳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 사정을 잘 아는 범인이 이날 오전 2시쯤 식당에 침입한 뒤 드릴과 용접기 등 공구를 이용해 벽과 금고에 구멍을 뚫었으며, 금고 뒷면을 절단하다 불꽃이 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범인은 식당 창문의 고리가 있는 벽면을 드릴로 뚫은 뒤 구멍 사이로 손을 넣어 창문을 열고 식당으로 들어간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철판과 스티로폼이 혼합된 조립식 패널에 시멘트를 입힌 식당 벽을 드릴과 절단기 등을 사용해 구멍을 뚫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범인이 용접기 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물을 뿌린 흔적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치밀한 수법으로 보아 2명 이상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전담반을 구성해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우체국장 김모(60)씨, 인근 상가 종업원 등을 상대로 최근 수상한 행동을 보인 사람이 있었는지 탐문하는 한편, 범행 시각을 전후해 주변 CCTV와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화면 분석에 나섰다.
여수=하태민기자 ham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