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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독주… 증시 '짙은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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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독주… 증시 '짙은 그림자'

입력
2012.12.0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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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화려한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몸집을 키울수록 증시 전체가 한 종목에 휘둘리게 되고 투자자에게 혼란을 줘 오히려 증시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내년엔 삼성전자가 더욱 잘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고민도 커지는 분위기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6,000원(1.79%) 오른 148만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전체 시가총액 비중도 22%를 넘어섰다. 5년 전(2008년 말) 8.8%에 불과했던 시총 비중은 해마다 급속히 커져 2위(현대차ㆍ5%)를 멀찌감치 따돌린 상태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결코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점. 최근 코스피지수는 삼성전자 등락에 좌우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극단적으론 나머지 모든 종목이 올라도 삼성전자가 급락하면 코스피가 내릴 수도 있다. 실제 지난달 26일 삼성전자가 2.3% 하락하자 코스피도 0.15% 내렸지만, 삼성전자를 빼면 오히려 코스피가 0.29% 상승한 셈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처럼 시총 비중이 절대적인 종목이 폭락할 경우, 전체 증시가 걷잡을 수 없는 충격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평소 투자자에게도 혼란을 준다. 전체 지수 흐름을 보고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패턴에 수시로 '착시'가 생긴다면 일일이 종목별로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이달 4~7일 코스피지수는 1,900선을 웃도는 수준이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무려 300포인트 이상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국내 증시에 영향력이 큰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매수ㆍ매도를 통해 더욱 손쉽게 우리 주가를 조정할 수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28개 증권사들이 제시한 내년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평균 177만선. 대신ㆍ동양증권 등은 목표주가를 무려 200만원으로 제시했다.

신현준 동부증권 연구원은"4분기 실적 기대감과 애플의 특허소송 최종 판결이 내년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삼성전자로의 쏠림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산투자 심리도 생길 수 있어 시총 비중이 지금보다 급격히 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가치를 반영하는 주가가 오르는 것을 비판할 순 없지만 한 종목이 시장을 왜곡시키는 구조는 분명 문제"라고 지적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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