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 칼레드 마샬(56) 정치국 위원장이 7일 가자지구를 방문했다. 해외에서 활동하며 하마스를 이끌어온 마샬이 팔레스타인을 찾은 것은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난 후 45년 만에 처음이다. 외신은 그의 방문이 지난달 이스라엘과의 교전 후 높아진 하마스의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먀샬은 7일 이집트쪽 국경을 통해 가자지구로 들어갔다. 8일에는 이스라엘과의 교전 승리를 자축하고 하마스 창립 25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집회에 참석한다. 마샬은 3일간 가자지구에 머물며 지난달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아흐마드 자바리 하마스 최고사령관과 역시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된 하마스 창시자 셰이크 아흐마드 야신의 집을 찾을 예정이다.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대변인은 "마샬의 방문은 이스라엘과 교전에서 거둔 승리의 열매"라고 말했다.
1956년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태어난 마샬은 1967년 중동전쟁 때 가족과 함께 쿠웨이트로 이주했다. 마샬은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요르단으로 건너간 후 하마스 활동에 참여했다. 1996년 정치국 위원장이 된 마샬은 이듬해 이스라엘의 암살 기도를 받기도 했다. 해외지부에서 활동해온 마샬은 2004년 야신이 숨진 후 하마스 지도부의 중심 인물로 떠올랐다. 올해 내전 중인 시리아를 떠나 이집트와 카타르를 오가며 활동하는 마샬은 지난달 이스라엘과 교전 때 정전 협상을 주도하며 위상을 높였다.
외신은 올해 초 사임 의사를 밝힌 마샬이 이번 방문을 계기로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현재 하마스 지도부 비밀선거가 진행 중인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팔레스타인 정치분석가 하니 알 마스리는 "이집트 카타르 터키 등은 온건 성향의 마샬을 선호한다"며 "마샬이 가자지구의 하마스 강경파를 달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AP통신에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마샬의 방문이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파타와 하마스 간 화해의 서곡일 수 있다고 전했다. 마샬은 지난해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공동선거 등을 놓고 협상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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