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그제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확인하고 어제부터 사실상 선거지원 활동에 들어간 데 대해 여야와 안 전 후보 캠프 내부가 논란에 휘말렸다. 대선에 미칠 영향을 부각하거나 희석하려는 여야 논란은 물론이고, 안 전 후보 진영 내부의 논란도 이제는 다 부질없어 보인다. 특별한 해석을 덧붙일 것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유권자의 마음을 끌 자기 경쟁력 확장에 나서길 바란다.
안 전 후보가 7일 부산에서 시작한 문 후보 지원은 선거운동원이 아닌 일반인의 정치적 의사 표현의 자유, 즉 선거에 대한 견해를 밝힐 수 있는 한계까지 갔다. 이는 그제 문 후보 지지 재확인을 기다릴 것도 없이 지난달 23일 후보사퇴 선언만으로도 충분히 예견된 움직임이다. 안 전 후보는 당시 "단일후보는 문재인"이라고 밝혔고, 더욱이 정치를 그만 두는 게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랬으니 대선에서 완전히 발을 빼거나 자신이 후보인 것처럼 최상급의 열의를 보일 수는 없다. 그 동안의 정치 이미지를 망가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할 만큼 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균형점에 머무는 게 당연했다. 7일 부산에 나타난 안 후보는 합리적으로 계산되었을 꼭 그만큼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조금씩 앞서가는 추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여당이나, 지지 재확인으로 걱정스러운 추세에 제동을 건 김에 더 많은 부동층 유권자를 끌어들여 주길 바라는 야당의 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다만 그날 그날의 판세 변화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면 표면적 지지율 변화를 보이는 데 불과한 '안심(安心)'의 해석에 매달리느니 그 시간에 유권자 한 명에게라도 더 다가가는 게 낫다. 길고 크게 보아서는 현재 박-문 후보의 팽팽한 접전은 한번도 어느 쪽으로 확연하게 기울 정도의 변화를 보인 적이 없다.
여야 각각의 세력결집이 매듭돼 '집토끼'를 잡아둘 기초를 확보했다면 이제 적극적으로 '산토끼' 사냥에 나서야 할 때다. 날이 궂다거나 눈이 와서라는 더 이상의 핑계는 아무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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