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차)희선이가 아니라 다행이다."
KGC인삼공사의 세터 한수지(23)는 자신에게 또다시 불운이 닥쳤지만 오히려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희생 정신이 돋보였다. 그는 6일 흥국생명과의 NH농협 2012~13 V리그 여자부 경기 3세트 도중 블로킹을 하다가 떨어지면서 왼 발목이 접질렸다. 원포인트 블로커로 들어간 한수지는 부상 탓에 아픈 다리를 끌고 코트 밖으로 나와야 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도 그는 "바운드가 잘 된 공이라 우리가 점수를 딸 수 있었는데 노플레이가 돼서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인삼공사의 통합우승을 이끈 세터 한수지는 지난 10월 가슴이 무너지는 소식을 들었다. 암세포가 몸에 똬리를 틀고 있었던 것. 한층 더 성숙된 기량으로 시즌을 준비했던 한수지는 건강검진 중 발견된 갑상선암 진단에 다리에 힘이 풀렸다. 다행히도 지난 10월 수술 후 경과가 좋았다. 회복세에 접어든 한수지는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힘썼다. 예상보다 빨리 코트에 복귀한 그는 올 시즌 2경기 출전 만에 부상을 입었다. 정확한 검진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또다시 2주 정도를 쉬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였다.
"아, 이번 시즌은 정말 안 되는구나"라고 되뇌었다는 한수지는 "정말 불쌍하지 않아요"라고 착잡한 심정을 표현했다. 지난 2일 경기부터 투입돼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데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팀 훈련을 소화한 지 2, 3일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됐다. 뭐라 할말이 없다." 그래도 그는 "만약 지금 주전으로 뛰고 있는 (차)희선이가 그랬다면 정말 끔찍했을 텐데 저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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