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신도시 건설을 위해 산 700여개를 갈아 엎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늙은 농부가 산을 옮긴다는 뜻의 사자성어 '우공이산(愚公移山)'을 언급하며 "중국에서 우공을 부끄럽게 할 만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개발이 진행 중인 곳은 북서부 간쑤성 란저우(蘭州) 외곽의 사막지대. 대륙의 중심부에 자리한 란저우는 중국 굴지의 공업지대로 꼽히지만, 가파른 산들에 둘러싸여 있어 발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중국 정부는 란저우 북동부 지역의 산 700여개를 밀어내고 그 위에 인구 2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160㎢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전체 개발부지는 서울시 면적의 두 배에 달하는 1,300㎢로 총 220억위안(약 3조8,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중국 정부가 8월 승인한 이 공사는 10월말 착공에 들어갔다. 중국 최대 건설사인 중국타이핑양건설그룹이 공사를 맡았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도시가 개발되면 이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이 2030년까지 약 47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 역사상 최대의 산 이동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번 공사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만만치 않다. 인구 360만명의 란저우는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로 선정한 데다가 만성적인 물 부족 문제까지 겪고 있다. 류푸위안 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원장은 "이런 대규모 개발은 란저우에 적합하지 않다"며 "(도시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이 충분한지 여부"라고 말했다.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도 장애요인이다. 베이징 런민(人民)대 타오란 교수는 "부동산 붐이 일어난다면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내가 보기에 중국의 부동산 상황은 매우,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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