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5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 찬반세력이 충돌해 6명이 숨지고 최소 440명 이상이 다쳤다. 이번 사태는 무르시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현대판 파라오 법으로 불리며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한 새 헌법의 제정계획을 밝힌 후 발생한 최대 피해다.
인명 사고는 무르시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이슬람주의자 수천명과 야권 지지세력 수천명이 5일 오후부터 새벽까지 카이로 북부 헬리오폴리스 대통령궁 주변에서 충돌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집트군은 무르시 대통령 찬반세력이 충돌한 다음 날인 6일 오전 대통령궁 주변에 탱크 4대와 장갑차 3대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하고, 모든 시위대에 강제해산 명령을 내렸다. 군은 시위대가 오후 3시까지 해산하지 않으면 공권력을 투입하겠다고 경고했다. 대통령 궁에 주변에 탱크가 배치되기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퇴진하기 직전 이후 처음이다.
새 헌법 국민투표를 15일 실시한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던 무르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내각을 긴급소집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에 들어갔다. 무르시 대통령은 새 헌법 제정과 관련해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 붕괴 후 이슬람주의 세력과 세속주의 세력의 첫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데다, 야권 지지세력이 7일 타흐리르 광장에서 또 다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이기로 하자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나라 전체가 극도의 혼란에 빠져 국민투표가 예정대로 실시될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무르시 대통령은 시위 사태와 관련해 6일 오후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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