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의 전설 데이브 브루벡이 향년 91세로 타계했다. 외신들은 5일(현지 시간) 미국의 유명 재즈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브루벡이 코네티컷의 병원에서 92회 생일을 하루 앞두고 심부전으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불후의 명곡 '테이크 파이브' 하나만으로도 길이 기억될 뮤지션이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데이브 브루벡 옥텟(Octetㆍ8중주단)'을 결성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51년 콰르텟(4중주단)으로 재편, 성가를 드높였다. 이어 59년 발표한 앨범 '타임 아웃'으로 재즈 음반 사상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 재즈사의 새 장을 열었다.
자기 악단의 색소폰 주자 폴 데스몬드가 지은 이 곡은 4분의 2박자의 스윙 리듬에서 벗어나지 않던 재즈에 엇박인 4분의 5박자를 도입,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이 한 곡으로 세워진'최다 판매 재즈 싱글'이라는 기록은 이후 한번도 깨진 적이 없다. 조지 벤슨, 워싱턴 그로버 주니어 등 인기 재즈 뮤지션들에게 그 곡은 새로운 도약을 증명하는 지렛대 역할을 해왔다.
67년 악단을 해체한 브루벡은 작곡 쪽으로 기량을 집중하는 한편 데스몬드가 숨진 77년까지 그와의 음악적 인연을 이어갔다.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였던 모친으로부터 피아노를 배웠던 그는 "모태에 있을 때 피아노를 익혔다"며 우스개를 던지기도 했다. 슬하의 다섯 아들 중 세 명은 연주자로서, 70년대에 이들 부자가 펼치는 공연들은 화제였다..
클래식 피아노로 출발했던 브루벡은 재즈에 클래식 요소를 접목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현대 음악 거장인 작곡가 다리우스 미요를 사사한 그는 스승의 영향으로 일찍이 서구 클래식과는 다른 음악을 모색했다 브루벡은 대중음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94년 미국 정부로부터 '내셔널 메달 아트'를 받았으며, 96년에는 그래미 어워즈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2009년에는 미 케네디센터상도 받았다.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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