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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2월 7일] 변방의 작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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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2월 7일] 변방의 작가들

입력
2012.12.0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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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어서 문학상 시상식과 송년회 등 문단 술자리가 많다. 그런데 그런 술자리에 앉아 있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마음이 좀 쓸쓸해지고 만다. 그러면서 문단 술자리에 오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변변치 못한 작가와 시인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들은 지금 어떤 골목을 배회하고 있을까. 나는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그 이름들을 가만히 불러보는 것이다. 그리고 속으로 주문을 외기 시작한다. 그 자리에 있던, 명망과 권세가 있는 평론가와 작가들에게 이렇게 말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것은 다만 입안으로만 삼키는 비겁한 목소리에 불과하지만.

"지금 당신 앞에서 환하게 웃으며 술을 따르고, 친절하고 상냥하게 고개를 끄덕거리는 작가들의 이름을 당신이 기억하는 건 좋다. 그건 당신 자유다. 그런데 혹여 당신의 기억의 용량에 여유가 있다면, 당신이 술자리에서 오래도록 만나지 못한, 당신의 잔에 술 한 잔 따른 적 없는 작가들의 이름을 떠올려달라. 그리고 그에게 전화를 걸어, 혹시 요즘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고, 어떤 글을 쓰고 있느냐고 물어봐 달라."

문학은 모여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모르는 작가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모이고 싶어도 모일 수 없는 소외되고 유리된 작가들의 이름을, 그 변방의 상상력을 우리는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 가급적 환한 곳과 등을 질 때, 그의 정신과 문장은 홀로 영험해진다.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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