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많은 시간을 줬다. 닷새 안에 명확한 답변을 달라."
최후통첩이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회)가 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12차 선수협회 정기총회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10구단 창단을 승인하지 않으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불참하겠다"고 뜻을 모았다.
프로야구 선수들과 팬들의 축제인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오는 11일 열린다. 파행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선 KBO 이사회가 늦어도 이날 오전까지는 10구단 창단을 승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KBO 이사회가 소집되고 각 구단 대표들이 뜻을 모아야 하는 등 시일이 촉박하지만 선수협회는 다시 한번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재홍 선수협회 회장은 "그 동안 많은 시간이 있었지만 KBO는 '이사회 날짜를 정하겠다'는 등 애매모호한 말만 되풀이 했다. 이날 모든 선수들은 더 이상 두고만 보지 않겠다는 강력한 뜻을 모았다"며 "이제는 무조건 10구단 창단이 승인 돼야 한다. 내년 롯데의 경기 일정이 문제되는 상황에서 빨리 10구단을 승인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고 말했다.
이는 그 동안 선수협회가 '이사회를 열어라'고 주장한 것 보다 압박 수위가 한 단계 높아진 것이다. 총회에 참석한 9개 구단의 약 360명의 선수들은 만장일치로 이 같은 뜻에 동의했다. 한 야구인은 "여러 번 경고했지만 KBO의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선수들도 더 강하게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차후 단체 행동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만약 시상식에 불참하게 된다면 비활동 기간(12월1일~다음해 1월15일, 사실상 이 기간에 대부분의 팀들이 단체 훈련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에 열리는 팀 훈련에도 불응하기로 했다"면서 "그래도 늦춰진다면 1월5일 다시 입장을 발표하겠다. 선수협회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은 있지만 이 자리에서는 공개하지 않겠다. 그런 상황까지 가지 않았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예상 로드맵은 선수협회가 앞서 발표한 전지훈련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이다. 또 극단적으로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보이콧을 선언할 수도 있다. 박충식 선수협회 사무총장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다음 행동들이 강력한 것은 맞다"면서 "하지만 WBC에 불참하고 파업을 하겠다는 결의를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게 아니라 10구단을 창단시키기 위해 선수들이 모였다"고 덧붙였다.
인천=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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