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들도 '어떤 발음을 들으면 녹아 내린다(I melt when I hear a certain accent)'고 말할 때가 있다. 어떤 여성은 'I love accents'라며 색다른 영어 발음을 좋아한다. 이들에게 들리는 accent는 우리가 생각하는 발음의 기준과 다르다. 단어별 발음을 말하기보다는 문장 전체에서 흐르는 발성의 특징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영국식 영어 발음이나 프랑스인의 영어 발음은 그 특징이 뚜렷하다. 따라서 이러한 발음에서 보편적인 영어 발음과는 다른 차이를 느낄 때 그것이 호감이냐 비호감이냐의 문제가 된다. 이 중에서 몇 가지 호감 가는 발성을 정리해 보자.
우선 이태리계 영어는 미국에서 이민 1.5세만 돼도 비교적 기교 없이 발음하는 까닭에 혀를 꼬부리고 하는 발음이 적어 듣기에 매우 편하다. 프랑스계 영어 발음은 그들 특유의 분위기 있는 대화법 때문에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스페인계 영어 역시 기교 없이 하는 발음이고 무난하다. 아일랜드식 발음은 크림처럼 부드럽다는 평을 듣는다. 캐나다 발음은 외국인이 듣기에는 너무 평범하고 표준 같아서 사투리 억양이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그들은 'house' 발음을 '후스'로 'oo'발음 성향이 짙게 말한다. 이는 종종 혼란을 주기도 한다. 캐나다 발음은 미국 발음과 흡사해 구분하기 힘들지만 영국 발음의 또박또박 말하는 발성과 미국 발음의 자연스런 흐름을 모두 중시하는 발성이다. 영국에서 가장 멋스러운 발음을 Posh Accent라고 하는데 이는 누가 들어도 섹시하다는 평을 듣는다. Liverpool 발음도 이에 속하는데 아무래도 일반적인 Posh accent가 가장 큰 지지를 받는다.
호주 영어는 뉴질랜드 발음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신기하게도 호주 영어 발음은 미국인의 귀에는 sexy accent로 여겨지지 않는다. 반대로 뉴질랜드 영어는 미국인의 귀에 sexy한 것으로 들린다. 그리고 R 발음을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전체 발음 분위기가 달라진다. 즉 위에 소개한 호감 가는 억양과 상관없이 전 세계에서는 R 발성을 하느냐 마느냐의 기준이 새롭게 대두됐다. 'I bought a new car'에서 car를 '카~ㄹ' '카~'로 발음하는 것 중 과연 어떤 것이 역사적 배경을 주는지 염두에 뒤야 한다. 확실히 발음은 듣기에 따라 sexy, attractive일 수도 있고 annoying하거나 dumb, boring 혹은 gruff(퉁명스러운)할 수도 있다. 발음은 잘하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호감 가도록 발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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