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남자아이가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7시간 동안 갇혀 있다가 질식사한 안타까운 사고가 지난해 8월 발생했다. 인솔 교사와 운전기사가 아이가 깜빡 잠이 든 걸 모르고 문을 잠가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운행 중이던 어린이집 통학차량에서 4세 남자아이가 넘어져 이마가 2㎝가량 찢어지는 부상을 입는 사고도 있었다.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대한 허술한 안전 관리로 어린이들이 무방비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6일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48개 어린이집에서 운행하는 통학차량을 조사한 결과 77.1%(37대)에서 영유아들이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집 운영기준(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36개월 미만 영유아가 탑승하는 통학차량은 관련 규격에 적합한 보호장구를 구비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영유아를 보육하는 41개 어린이집 소속 통학차량 63대 가운데 보호장구를 구비한 차량은 46%(29대)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적합한 보호장구가 아니거나 안전인증조차 받지 못한 장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어린이집 통학차량은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하는데도 조사 차량 74대 중 17.6%(13대)가 미신고 차량이었다.
소비자원은 어린이가 홀로 차량에 남겨질 경우 질식, 탈진 등 심각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마땅한 규제 수단이 없는 탓에 어린이집 통학차량 10대 중 3대(32.4%)는 뒷좌석 유리창이 짙게 선팅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도로교통법에 ▦어린이집 통학차량 탑승자 전원 안전띠 착용 의무화 ▦36개월 미만 영유아 보호장구 착용 의무화 ▦어린이집 통학차량 뒷좌석 창문의 가시광선 투과기준 등을 마련하고, 지도 및 단속을 강화하도록 경찰에 건의할 예정이다. 또한 보건복지부에는 ▦관할 경찰서에 어린이 통학차량으로 신고한 증명서의 지방자치단체 제출 의무화 ▦어린이집 통학차량 관련 규정 미이행에 대한 신고포상금제 도입 등을 건의키로 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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