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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 보험설계사 자격증 열공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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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 보험설계사 자격증 열공 왜?

입력
2012.12.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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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탤런트 김상중씨는 드라마 '추적자' 촬영으로 정신 없이 바빴다. 이발소집 아들로 태어나 재벌그룹 사위가 된 뒤 대통령이 되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대권주자를 연기하느라 손에서 대본을 떼지 못했다. 이런 와중에도 김씨는 틈나는 대로 또 다른 일에 몰두했는데 바로 '보험설계사 자격증' 시험 공부였다. 올해 초부터 삼성화재 보험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설계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삼성화재 직원한테서 40시간 이상 보험교육을 받고 6월 시험에 응시, 손해보험영역과 재산보험영역에서 각각 60점 이상을 받으며 첫 연예인 보험 설계사가 됐다.

최근 보험사 광고 모델을 하고 있는 유명 연예인들 사이에서 설계사 자격증 취득 열풍이 불고 있다.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부업을 하려는 게 아니라, 보험광고 모델을 계속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이 보험 분야의 불완전 판매를 막기 위해 설계자 자격증이 없으면 보험광고에 출연하더라도 상품 설명을 할 수 없고 추천만 가능하도록 규제했기 때문이다. 가령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광고 문구로 유명한 라이나생명의 모델 이순재씨는 보험설계사 자격증이 없는 탓에 "바로 전화해 보세요" 내지는 "00상품을 추천합니다"는 식의 멘트 밖에는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보험 설계사 자격증을 딴 연예인은 9명에 이른다. 김상중씨가 6월 첫 테이프를 끊은 뒤 차티스손해보험 모델인 MC 정은아, 개그우먼 박미선, 탤런트 이덕화씨도 8월 설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생명보험업계에서는 손범수ㆍ진양혜(AIA생명) 부부를 비롯해 개그맨 문천식씨, 탤런트 홍여진씨, 의사 겸 방송인 표진인씨가 설계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케이블방송이나 홈쇼핑에서 길게는 30분까지 상품을 설명하는 인포머셜 TV광고 모델이거나 홈쇼핑 진행자라는 점이다. 15초 정도인 일반 TV광고는 회사 이미지를 선보이거나 상품 추천만으로도 시간이 후딱 지나가지만, 인포머셜 광고나 홈쇼핑 방송은 방영시간이 길어 모델의 직접적인 상품 설명이 중요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판매방송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아 7월부터는 설계사 미자격자의 상품 설명이 금지되고 복잡한 상품의 경우 사전심의를 받고 나서 방송할 수 있는 등 조건이 엄격해졌다"고 설명했다.

이 조치로 특히 다급해진 곳은 홈쇼핑 채널, 케이블 광고를 주로 활용해온 외국계 및 중소형 보험사들이다. 고심 끝에 이들은 연예인 모델을 일반인 설계사로 대체하기 보다는 자사 모델의 설계사 자격증 취득을 물심양면 돕기로 했다. 덩달아 해당 연예인들은 지속적인 광고 활동을 위해 '열공 모드'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AIA생명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방송판매 등 다이렉트 영업 위주라 모델의 상품 설명이 매우 중요하다"며 "10년 간 자사 광고를 해온 손범수ㆍ진양혜씨가 앞으로도 모델로 활동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격증 취득을 권했고 교재와 사이버강좌 등도 지원했다"고 말했다. 차티스손해보험이나 삼성화재 등도 광고 모델들이 자격증을 따도록 개인교습 등을 해줬다. 홈쇼핑 진행을 위해 설계사 자격증을 딴 표진인씨는 현재 CJ오쇼핑에서 보험 방송 '세상에 이런 보험이'를 진행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보험사 광고를 하지 않더라도 자격증을 따 두면 수십개 보험사들의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 연예인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보험판매 규제가 갈수록 강화하는 추세와 맞물려 연예인들의 설계사 시험 열풍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아름기자 s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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