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의 정자 생산 능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져 불임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프랑스 보건당국이 1989년부터 2005년까지 17년간 2만6,000여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기간 동안 정자 수가 평균 3분의 1 가량 감소했다. 조사 대상 남성들의 정액 1㎖당 평균 정자 수는 1989년 7,360만개였으나 2005년에는 4,990만개로 33.4% 감소했다.
인디펜던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남성 불임 기준(1㎖당 1,500만개)은 웃돌지만 지속 가능한 임신 안정권인 5,500만개에는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건강한 정자 수도 3분의 1 가량 감소해 남성(원인) 불임 위험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신문은 정자 수가 줄어든 최근 30년간 전세계 고환암 발생 비율이 두 배 가량 상승했다고 밝혔다. 고환이 제 기능을 못해 정자를 생산하지 못하는 정류고환과 같은 남성 생식능력 장애 발생빈도도 늘었다고 보도했다.
조사 대상 2만6,000여명은 프랑스 보건당국이 자국의 126개 불임 클리닉에서 치료 중인 불임 부부 가운데 조사 당시 35세 남성으로 한정했다. 이번 조사는 그 동안 의학계 등이 정자 수와 정자 운동성 등을 조사한 것 중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된 것으로 결과는 의학전문지 최신호에 실렸다.
리처드 샤프 에든버러 의대 교수는 "정자 수 감소는 여러 나라에서 수십 년 전부터 보고되고 있는데 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꽉 끼는 속옷부터 환경호르몬까지 정자 생산을 방해하는 원인이 여럿 지목됐지만 결정적인 것은 아직 밝히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자 수를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편한 속옷 착용과 포화지방 섭취 줄이기, 흡연과 음주의 절제, 적당한 체중 관리 등을 꼽았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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