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인 링지화(令計劃) 중국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의 부인 구리핑(谷麗萍)이 체포됐다고 미국에 있는 중문 인터넷 사이트 보쉰(博訊)이 5일 보도했다.
보쉰은 구리핑이 부패 및 아들의 페라리 교통사고와 관련해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는 링 부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전했다. 링 부장의 아들은 3월 베이징(北京)에서 10억원대의 고급 스포츠카를 음주 상태에서 몰고 가다 교통 사고를 내, 현장에서 숨졌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여성 2명도 크게 다쳤으나 당시 중앙판공청 주임이던 링 부장은 중앙경비단 8341부대를 동원, 사건을 은폐했다고 보쉰은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도 4일(현지시간) 링 부장이 아들의 교통 사고를 숨긴 사실을 안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을 비롯한 원로들이 후 주석의 책임을 따졌고 궁지에 몰린 후 주석이 결국 예상보다 빨리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내 놓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쉰은 또 구리핑이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의 거액 수뢰 사건과도 연관이 돼 있다고 전했다. 류 전 부장의 수뢰액은 8억위안(약 1,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리핑은 또 지난 2003년 공산주의청년단을 비롯해 7개의 당ㆍ정ㆍ관변 조직들을 모아 '중국청년창업국제계획'(YBC)이란 단체를 만들어 부이사장직을 맡은 뒤 기업들로부터 기부금 형식의 거액을 뜯어내 부동산에 투자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구리핑이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법위 서기의 재산을 관리해 왔다는 얘기도 나온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및 저우 전 서기와 가까운 리춘청(李春城) 쓰촨(四川)성 부서기가 '엄중한 기율위반' 혐의로 쌍규(雙規)처분을 받은 데 이어 후 주석 측근인 링 부장의 부인이 체포됨에 따라 사건의 파장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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