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오일'로 불리는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CEO로서 뜻 깊은 은퇴식을 가졌다.
허 회장은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정유업계 최초로 250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250억불 수출은 역대로 삼성전자 이후 국내 제조업체로는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GS칼텍스를 직접 만들고 키워온 허 회장은 이번이 CEO로서는 사실상 마지막 수상이다. 허 회장 전날 단행된 GS그룹 인사에서 CEO자리를 사촌동생인 허진수 부회장에게 물려줬으며, 본인은 내년부터 지주사인 GS에너지의 이사회 의장만 맡게 된다. 회사경영에 계속 참여는 하지만, 이미 후임CEO가 결정됐기 때문에 회사를 대표하는 직책으로는 이날 수상이 사실상 은퇴식인 셈이다.
허 회장은 지난 1973년 GS칼텍스(당시 호남정유) 입사 후 줄곧 이 회사에서만 몸담아 왔다. 1994년 대표이사에 취임, 올해까지 19년간 GS칼텍스를 이끌어왔다. 우리나라 정유업계를 통틀어 '산 증인'인 셈이다.
지난 1983년 GS칼텍스가 2억불 수출의 탑을 받을 때도 허 회장이 직접 수상했다. 허 회장은 30년만의 수상소감에 대해 "2억불 수출의 탑을 받은 게 엊그제 같은데 250억불 상을 받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시장이 어려울 때 오히려 투자를 하고 수출에 나선 것은 우리 회사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으로써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원유를 1년에 1,000억달러 수입하면 이중 830억달러를 수출하기 때문에 국내에 공급하는 금액은 170억달러 정도밖에 안 된다"며 "수입으로 지출한 외화를 대부분 수출로 다시 벌어들이고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올해 석유제품은 조선과 휴대폰을 제치고 우리나라 수출 1위 품목으로 올라섰다. GS칼텍스 외에 SK에너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가 이날 기념식에서 모두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홍석우 지식경제부장관, 한덕수 무역협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수출유공자에 대한 포상이 이뤄졌다. 우리나라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무역 1조달러를 달성했으며,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8위의 무역대국으로 올라설 것이 확실시된다.
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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