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전세계에서 테러 위협이 가장 심했던 나라는 이라크로 나타났다. 테러가 가장 빈번히 일어난 지역은 중동이었고, 가장 안전한 지역은 북미 대륙이었다. 한국은 10년간 테러행위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소수의 테러청정국 중 하나로 분류됐다.
호주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경제평화연구소(IEP)가 2002~2011년 발생한 테러사건을 종합해 최근 발표한 국제테러리즘지수(GTI)에 따르면 이라크는 10점 만점에 9.56점을 기록해 조사대상 158개국 중 최악의 테러 위험국가로 기록됐다. 이라크에서는 작년 한 해에만 1,228건의 테러가 발생해 1,798명이 숨지고 4,905명이 다쳤다.
GTI는 최근 10년간 발생한 테러사건 중 발생건수, 희생자 등에 각각 가중치를 매겨 수치화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테러는 정치, 경제, 종교적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 무고한 대상에 불법적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만을 가리킨다.
이라크에 이어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인도 예멘 소말리아 나이지리아 태국 러시아 필리핀이 테러위험국 2~10위에 올랐다. 지난해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의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노르웨이(21위), 2005년 런던 지하철 연쇄테러가 발생한 영국(28위), 2004년 마드리드 열차테러를 경험한 스페인(45위), 극우파 테러가 종종 발생하는 독일(62위) 등 일부 서유럽 국가도 테러위협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가로 분류됐다. 반대로 한국 쿠바 아이슬란드 대만 등 31개국에서는 단 한 건의 테러사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IEP는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최근 두드러진 국제테러의 변화는 알 카에다의 위상이 현저히 추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난해 중동 전역을 뒤흔든 '아랍의 봄' 민중봉기 이후 알 카에다가 자행한 테러가 줄어든 반면 자생적 이슬람 무장조직의 테러는 늘고 있다.
또 다른 추세는 세계경제 위기로 청년 실업이 늘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테러행위에 연루된다는 점이다. IEP의 라울 카루소 교수는 "젊은층은 기술이나 연륜이 부족해 경기 침체기에 기성세대보다 더 큰 타격을 받는다"며 "청년 실업자의 급증은 테러리즘의 주요 동력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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