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센병 환자 이발봉사 김태식씨 국민훈장 동백장 받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센병 환자 이발봉사 김태식씨 국민훈장 동백장 받아

입력
2012.12.05 12:07
0 0

경남 산청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김태식(64)씨는 1993년부터 한센병 환자들의 머리를 깎아주기 시작했다. 동네를 돌아다니며 먹을 것을 구하던 한센병 환자들을 보고 이발소 영업이 끝난 뒤 머리를 깎아 준 게 인연이 됐다.

한센병 환자들에게는 별도의 이발기구를 사용하는 데도 손님들에게 쓰는 이발기구를 사용한다는 소문이 돌아 처음에는 단골들이 발을 끊는 등 적잖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는 아예 한센병 환자들 450여명이 모여 살고 있는 마을을 찾아 이들의 이발을 책임졌다.

이렇게 한센병 환자들의 머리를 깎아주는 봉사활동을 벌인 것이 올해로 20년째. 김씨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5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 자원봉사 대상 시상식에서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그의 이발 자원봉사는 한센병 환자뿐만 아니라 농촌의 고령 노인, 장애인, 소년소녀 가장들에게도 펼쳐졌다. 82년부터 매년 50여명의 농촌 거주 노인들의 머리를 깎아주기 시작해 지금까지 4,000여명에게 무료 이발 봉사를 했다. 소년소녀가장 3명의 주택 마련을 위한 성금 활동을 벌였고, 희귀병 환자들에겐 45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김씨는 “처음엔 한센병 환자들이 겁나기도 했고, 이발소 손님까지 급격하게 줄어 고생했지만 이런 분들에게 따뜻한 손길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봉사를 이어갔다”며 “한센병 환자들은 영혼이 맑아 그들을 만나면 감동하게 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봉사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선 김씨를 포함해 자원봉사에 헌신해온 244명에게 훈ㆍ포장과 대통령, 국무총리, 행안부 장관 표창이 수여됐다.

24년간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 사회복지관 등에서 양푼비빔밥 등 조리 봉사를 펼친 임영길(67)씨, 33년 동안 무의탁 노인들에게 밑반찬 및 무료급식 봉사를 해온 최길자(72)씨 등이 국민포장을 받았다. 생계수단인 소형 어선의 보상금 8,000만원을 불우이웃의 치료비로 써달라고 기부한 김희강(70)씨는 대통령포장을 수상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