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은 과거 어느 대선보다도 보수_진보 양대 진영의 대결 양상이 두드러진다. 유력 제3 후보 없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중심으로 보수 대결집 현상과 진보 대결집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탓이다. 건곤일척(乾坤一擲)의 대결전을 앞두고 양측 공방도 격화하고 있어 대선 후까지 메우기 힘든 갈등의 골이 패이지 않을까 우려된다.
박 후보의 국민대통합 기치를 앞세운 보수 대결집은 어제 한반도선진화재단 박세일 이사장의 박 후보 지지 선언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김영삼 전 대통령,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대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대표와 한광옥 한화갑 씨 등 동계동계 일부 인사까지 박 후보 지지선언을 하거나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반면 문 후보 측은'정권교체와 새 정치를 위한 국민연대(가칭)'지붕 아래 정당, 학계, 시민사회, 문화예술계의 진보 인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 캠프에 속했던 외곽지지 단체들의 문 후보 지지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안 전 후보의 구체적 지원 방식만 남은 변수다.
이 같은 보수-진보 진영 결집 현상은 역대 선거에서 일찍이 없던 일이다. 선명한 정책 대결 구도가 될 수도 있지만 네거티브 공세 등 상대 진영의 감정을 건드리는 무차별 공세로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민주통합당 문 후보가 어제 선대위에 네거티브 선전전 자제를 주문하며 "우리의 장점과 비전을 밝히는 쪽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박 후보도 그제 밤 TV토론에서'100% 국민행복 대한민국'을 거듭 강조했다. 선거 과정에서 국민 분열을 증폭시켜서는'100% 대한민국'은 이룰 수 없다.
찌질한 네거티브 공세로 선거 판세를 바꿀 단계는 이미 지났다. 역대 선거에서 여러 번 학습을 한 국민들은 그런 선전전에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투표일까지 2주밖에 남지 않았다. 정책과 비전으로 당당하게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것이 아직 누구를 찍을지 정하지 못한 부동층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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