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코스카 해군 기지핵 항모 조지워싱턴호 항공기 89대 보유… 전자전 공격기 추가 장착●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아시아 최대 규모 위용… 탄도 추적 정찰기도 합류F-22, 2시간내 한국 도착
일본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에 자리한 요코스카 주일 미 해군기지. 미 7함대사령부의 거점인 이 기지를 방문한 지난달 28일 요코스카항 제6도크에는 핵 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정박해 수리ㆍ정비작업이 한창이었다. 1년의 절반동안 전념하는 작전ㆍ훈련의 준비기간인 셈이다. 조지워싱턴호를 비롯해 지휘함, 핵 잠수함, 순양함, 구축함, 호위함 등 19척의 함정으로 이뤄진 항모강습단은 7함대의 핵심 전력. 바로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될 전력으로, 미 본토 밖에서 유일하게 전진 배치된 함단이다.
조지워싱턴호는 전투기 슈퍼호넷(F/A-18E/F), 조기경보기 E-2C 등 항공기 89대를 보유하고 있다. 360m에 달하는 갑판 표면은 함재기가 이착륙 과정에서 최대한 마찰력을 갖도록 콘크리트 도로처럼 거칠게 만들어졌다. 7함대 관계자는 "올 2월 전자기파를 쏴 적국의 레이더망과 통신망을 무력화시키는 전자전 공격기 EA-18(그라울러)이 항모에 장착됐다"며 "강력한 무기가 또 하나 생긴 셈"이라고 자랑했다.
2016년 40년 가까이 유지돼온 한미연합사령부 체제가 사라지고 한국이 주한미군으로부터 한반도 전시작전통제권을 넘겨받으면, 주일미군의 역할은 더욱 주목받게 된다. 한반도 유사시 미국이 한미연합사 대신 유엔군사령부 체제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일본은 자국 내 미군기지 일부의 사용권을 유엔사에 제공토록 돼 있다. 일본 본토의 요코스카(해군)ㆍ요코다(공군)ㆍ자마(육군)ㆍ사세보(해군)와 오키나와의 가데나(공군)ㆍ화이트비치(해군)ㆍ후텐마(해병대) 등 7곳이다.
이 중에서도 지역적ㆍ전략적 중심(keystone)은 오키나와다. 이 섬에서는 1~2시간만에 동북아 거점 도시로 미 공군 전력 투입이 가능하다. 주일미군의 절반 정도가 오키나와에 주둔해 있는 것이 이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방문한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군사기지라는 위용을 자랑했다. 면적이 한국 군산기지의 5배(445㎢)에 달하는 이 기지에는 54대의 F-25 전투기를 비롯해 지휘기 E-13, 공중급유기 KC-135, 전략정찰기 RC-135 등 110여대의 항공기가 배치돼 있다. 방문 이틀 전에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비, 탄도 미사일 궤적 추적 기능을 갖춘 정찰기 RC-135s(코브라볼)도 미 본토에서 이동해왔다. 지난 7월 말 배치된 최첨단 미 전투기 F-22(랩터)가 한국에 닿는 데는 채 2시간이 안 걸린다.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 해병은 함대지원단이 위치한 화이트비치 해군기지에서 출정하면 30시간이면 한반도에 닿는다.
엄청난 전력이 구축돼 있는 만큼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도 없지 않다. 유사 시 유엔사 후방기지의 비행장으로 임무가 전환되는 후텐마 기지는 오키나와 남쪽 인구 밀집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안전 및 소음 문제를 야기한다는 이유로 2006년부터 오키나와 북쪽 외곽으로 이전이 추진됐지만 미국와 일본 정부, 지역 주민의 이해 관계가 얽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 10월에는 수직이착륙 수송기 V-22(오스프리)까지 배치돼 주민들의 반발이 더 커졌다. 알프레드 마글비 오키나와 주재 미국총영사는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 해결이 시급해 8,000여명의 해병대를 괌으로 옮기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ㆍ오키나와=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국방부공동취재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