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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 73억 기름 도둑 53m 땅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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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 73억 기름 도둑 53m 땅굴

입력
2012.12.0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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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경찰청은 4일 첨단 장비를 동원, 3개월간 송유관까지 길이 50m 땅굴을 판 뒤 73억원어치 기름을 훔친 정모(34)씨 등 5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또 훔친 기름을 사들인 주유소 업자 신모(45)씨 등 8명을 장물취득 등 혐의로 불구속입건하고 달아난 11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6∼8월 3개월간 경북 김천시 아포읍 인근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8월말∼지난달말 휘발유와 경유 400여만ℓ(시가 73억2,000여만원)를 훔쳐 판 혐의다.

정씨 등은 5월22일 송유관 주변 주유소를 매입, 둘레에 펜스를 쳐 시야를 가린 후 깊이 3m의 저유탱크를 만들고 송유관까지 길이 50m, 폭 1m, 높이 1m의 땅굴을 뚫었다. 이들은 오차를 없애기 위해 레이저수평계와 지하공기 정화용 장치를 동원했고, 땅굴 붕괴를 막기 위해 버팀목을 설치했으며, 곡괭이와 삽으로 파낸 흙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 갱도 바닥에 레일까지 설치했다.

정씨 등은 훔친 기름을 서울ㆍ경기지역 주유소에 ℓ당 150∼200원 싸게 팔아 처분했으며, 훔친 기름 저장탱크가 가득 차자 인근 주유소를 임차, 기름을 보관하기도 했다. 특히 주위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땅굴과 연결된 주유소는 '셀프주유소'로 운영하면서 가격을 비싸게 책정, 일반 운전자들이 찾지 않도록 했다.

경찰은 정씨 등으로부터 훔친 기름을 싸게 공급받은 주유소 업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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