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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년생들이 동화책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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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년생들이 동화책 만들었다

입력
2012.12.0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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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 동화와 관련된 모의재판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어요."

경북 구미시 구평남부초(교장 남종호) 1학년1반 어린이 30명이 엄마 심부름을 가는 고슴도치가 유혹을 이겨내는 과정을 모의재판 형식으로 수업한 후 각자 소감을 동화로 펴냈다. , , 등 제목이 제각각인 이들 동화는 12일 학부모와 지역 교육계 인사 등을 초청한 가운데 열리는 조촐한 출판기념회를 통해 단행본으로 선보인다.

학교 측은 어린이들에게 등ㆍ하교 수칙 등을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수업시간에 '고슴도치의 심부름'이란 이야기를 들려줬다. 엄마 심부름을 떠난 아기 고슴도치가 숲을 지날 때 못된 친구들의방해를 받지만 결국 유혹을 뿌리치고 심부름을 끝마쳐 칭찬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김숙희 지도교사는 우선 고슴도치 이야기를 어린이들에게 들려준 뒤 소감을 발표토록 했다. 그리고 어린이를 두 편으로 나눠 고슴도치를 피해자인 고소인, 심부름을 방해하는 친구들을 가해자인 피고소인으로 설정한 모의법정을 설치, 공개 재판을 열도록 했다. 잘못에 대한 조사 후 재판에 회부하는 역할은 검사, 조사 내용이 맞는지를 확인한 뒤 적정한 죄 값을 치르게 하는 것은 판사의 몫이라는 것을 알게 했다. 어린이들은 재판 중 상대 측이 발뺌을 하거나 모르는 사실이라며 거짓 주장을 할 경우 증인을 신청, 진실을 규명했다. 가해자 측도 변호인 어린이를 동원, 적극 변론에 나서는 등 실제 재판을 방불케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9월초 이 수업을 지켜본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동화재판에 대한 기록을 책으로 남기자고 건의했다. 이 학교운영위원인 진용인(43ㆍ한의사)씨는 "엄마 품에서 갓 떨어진 어린이들이 동화를 소재로 모의재판을 열어 나름의 가치관을 정립해 가는 것이 기특해 동화를 만들자는 건의를 했다"고 말했다.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이 책은 옛날 방식처럼 그림을 오려붙이기도 하고, 참고자료와 사진을 글과 함께 싣기도 했다. 한글을 늦게 깨친 한 어린이(7)는 창의력 재량활동 시간에 1편씩 써서 모은 8편의 학교 생활문에 그림을 삽화로 넣어 박수를 받았다.

이 학교 1학년 1반 김윤성(7)양은 "수업시간에 모의재판을 해보니 학교생활에도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커서 판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숙희 지도교사는 "아기 고슴도치의 심부름 이야기와 모의재판을 통해 어린이들의 인성과 가치관을 제대로 확립시킬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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