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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B금융 경영진-이사진 '극한 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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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KB금융 경영진-이사진 '극한 내분'

입력
2012.12.0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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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의 ING생명 인수작업이 수뇌부 간 극한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어윤대 회장이 ING생명 인수를 임기 내 큰 업적으로 여겨 적극 밀어붙이고 있지만, 일부 사외이사진이 보험업의 미래 환경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완강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 회장은 이사진 설득이 뜻대로 되지 않자, 지난달 이사들 앞에서 한바탕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결국 5일 이사회에서 경영진과 이사진의 표 대결이 유력해 보이지만, 이런 상태로는 어떤 결론이 나든 최종 인수까지 상당한 난항과 후유증이 불가피해 보인다.

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국민은행 중국 현지법인 개소식 참석차 베이징을 방문했던 어 회장이 사외이사 7명, KB 임직원 등과 가진 저녁자리에서 소란을 피웠다. 조용히 술잔이 오가던 중 어 회장이 갑자기 손에 든 술잔을 내리치며 한동안 괴성과 함께 "왜 ING생명 인수를 못하게 하느냐"는 취지의 격한 울분을 토해냈다는 것. 이 과정에서 깨진 술잔 파편에 일부 임원과 사외이사가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좌진의 만류로 잠시 자리를 떴던 어 회장이 식사가 끝난 후 참석자들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소동은 일단락됐지만, "그 동안 ING 인수를 반대해 온 일부 사외이사에 대해 누적된 감정이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KB금융은 5일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열어 ING생명 인수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방침이다. 하지만 이사진 일부가 여전히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어 회장이 결국 표결 처리를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반대 측은 ▦최근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대형 인수합병(M&A)의 적정성 ▦향후 보험산업의 불투명한 전망 ▦높은 인수가격과 인수자금 조달부담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현재 이사회 구도로는 사외이사 9명을 비롯, 어 회장과 임영록 사장, 민병덕 은행장 등 경영진 3명이 표결에 참여해 최소 7표를 얻어야 결론을 낼 수 있다. 이들 가운데 이경재(전 기업은행장)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최소 3명의 사외이사가 확실한 반대표로 분류되고 있어 만장일치 식의 원만한 합의는 불가능한 상태다.

한 사외이사는 "어 회장과 이사진 모두 그간의 심한 갈등 탓에 지칠 대로 지친 상태라 결국 표결로 결정 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감독당국 관계자는 "아직도 찬반이 팽팽한데다 이사회 의장이 반대편이어서 어떤 결론이 날 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ING 인수의 최종 승인 권한을 쥔 감독당국은 KB의 내분사태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민간 금융사의 경영판단을 미리 나서 막을 순 없지만, 국내 최대 금융그룹의 행보가 금융시장 전체에 미칠 악영향을 무시할 수 없어서다. 한 고위 관계자는 "베이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며 "ING 인수를 둘러싼 일각의 우려에 상당부분 공감하는 만큼, 사태의 향방을 예의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감독당국은 최근 KB 측에 "어떤 결론이든 이사회에서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거쳐 결정할 것"을 주문했다. "ING 인수 후 만약 경영에 차질을 빚을 경우, 반대를 무릅쓰고 밀어부친 경영진과 이사진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며, 감독당국도 향후 인수 승인 검토 과정에서 이 같은 논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철저히 따져보겠다는 의미"라는 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인수전이 어떻게 결론 나든 KB의 앞날에 상당한 후유증을 남길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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