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군이 자국 영공에 들어온 미국 무인 정찰기를 포획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4일 보도했다. 이란이 미국 무인기를 손에 넣은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그러나 미국은 즉각 "무인기가 실종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란 파르스통신은 이 무인기가 페르시아만 해역 상공에서 정보를 수집하다가 이란 영공으로 진입했으며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부대가 이를 포획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 측은 언제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무인기를 포획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이번에 포획된 무인기는 스캔이글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사가 만든 스캔이글은 날개 길이가 3m인 단거리 감시장비로 함정에서 발진해 100㎞를 비행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이란이 납치한 미국 무인기 RQ-170 센티널보다는 기능이 떨어지는 소형 무인기다.
이란 방송은 포획했다고 주장하는 무인기 사진도 공개했다. 영상 속에는 이란군 관계자 2명이 온전한 상태의 무인기를 검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란은 이 사건을 엄연한 영토 침해 행위로 간주하고 유엔에 항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동 지역에서 실종된 자국 무인기는 없다며 이란의 주장을 부인했다. 미국 해군 제5함대측 대변인은 중동 지역에 있는 모든 미국 무인기의 소재가 "완전히 파악됐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또 페르시아만에서 이뤄지는 미국의 모든 활동은 "국제법상 인정된 해역과 상공으로 제한된다"며 이란의 영토 침해 주장에 의혹을 제기했다.
미국은 지난달 공해상에서 정기순찰 임무를 수행하던 자국 비무장 무인기에 이란이 발포했으나 명중시키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에도 이란은 미국이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했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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