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2세 영국 여왕의 장손 윌리엄 왕세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이 첫 아이를 임신해 영국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영국 왕실은 3일 성명을 통해 임신 소식을 알리고 "여왕과 필립공 등 왕실 가족이 기뻐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들턴은 임신 12주 미만의 초기 단계로 알려졌으며 입덧이 심해 런던 킹에드워드7세 병원에 입원, 탈수증 및 영양 결핍에 대비한 처치를 받고 있다.
왕세손 부부 사이에서 태어날 아기는 할아버지인 찰스 왕세자와 아버지 윌리엄 왕세손에 이어 왕위 계승 서열 3위에 오르게 된다. 남성이 여성보다 우선 순위인 기존 왕위계승법을 양성에 동등하게 적용하도록 개정하기로 지난해 10월 영국 연방국 지도자들이 합의했기 때문에 딸이 태어나도 서열은 역시 3위다. 대신 윌리엄 왕세손의 동생 해리 왕자는 3위 자리를 넘겨주고 4위로 물러나야 한다.
올해는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인 다이아몬드주빌리인데다 재임 중 왕의 직계 장손 출산은 120년 만에 처음이기 때문에 왕실은 더욱 기뻐하고 있다.
축하도 잇따랐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왕세손 부부는 훌륭한 부모가 될 것"이라는 축복의 글을 트위터에 남겼고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전국민에게 환상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알렉스 샐먼드 스코틀랜드 총리는 "부부가 첫 아기를 낳는데 최선을 다하기를 모든 스코틀랜드인이 바란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축하를 보냈다. 뉴욕타임스(NYT)는 "긴축과 홍수 피해로 침체된 영국이 미들턴의 임신 소식에 흥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떠들썩한 관심에 왕세손 부부에게는 사생활 보호라는 숙제가 생겼다. 더타임스는 "왕세손 부부는 더 이상 어항 속 금붕어처럼 지낼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NYT는 "지금 가장 기뻐하는 이들은 앞으로 몇 달간 기사 거리가 생긴 영국 타블로이드지 편집장"이라고 지적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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