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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분석관이 밝히는 최강 삼성화재의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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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분석관이 밝히는 최강 삼성화재의 비밀은?

입력
2012.12.0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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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민의 공격이 대각선으로 많이 가고 있습니다.” “이선규의 속공 빈도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어폰을 통해 전력분석관의 데이터를 전해 들은 신치용(57) 삼성화재 감독은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한다. 이 같은 데이터는 적재적소에 블로커를 배치하는 용병술로 연결된다. 지난 2일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경기 도중 김재헌(34) 삼성화재 전력분석관이 신치용 감독에게 실제로 보고한 내용들이다. 전력분석관의 현미경 분석은 최강 삼성화재 구축의 밑바탕이 됐다. 소금 같은 존재인 김재헌 분석관을 통해 선두 삼성화재의 비밀을 들여다봤다.

매일 1시간 분석, 데이터만 3000GB

배구장에 가면 코트 뒤편에 앉아 노트북 2대와 캠코더 2대, 태블릿 PC 1대를 놓고 매의 눈으로 상대팀을 분석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전력분석관은 무전기 3대를 통해 감독과 코치들에게 그때 그때 수집한 데이터를 전달한다. 삼성화재 출신인 김 분석관은 벌써 8시즌째 같은 팀에서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그는 “경기 전체를 찍는 캠코더와 상대팀의 플레이 영상만을 담는 캠코더가 있다. 경기 영상이 10초 후 노트북으로 전송되는데 리플레이가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돼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전력분석관의 업무는 경기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당일 경기 영상을 종합 분석하고 이전의 자료들과 함께 비교 분석한 뒤 새로운 데이터를 뽑아낸다. 그는 “매일 1시간 이상 동영상을 분석한다. 경기 전날에는 1시간30분 동안 선수들과 함께 비디오 분석을 한다”며 “지금껏 축적된 데이터만 3,000 기가바이트에 달한다”고 말했다. 경기 전날과 경기 당일이 가장 바쁘다. 그는 “경기 전날에는 선수들과 미팅을 한다. 상대 선수의 플레이나 블로킹 형태와 버릇 등을 알려준다. 또 우리 선수들의 플레이도 연구 분석해 보완점에 대해 논의한다”고 밝혔다. 경기 당일 오전에는 코칭스태프와 최종 미팅을 통해 전략을 상의한다고 덧붙였다.

‘독종 분석파’ 유광우, ‘현미경 분석 대상’ 까메호

김 분석관은 팀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선을 그었다. “참고 자료만 전달해준다.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는 감독과 선수들에게 있다.” 오히려 자신은 운이 좋은 편이라고 감사해한다. “운 좋게 우승을 많이 했고 덕분에 경험이 쌓이면서 부각이 됐을 뿐이다. 오히려 선수들 덕분에 노하우가 생겼다.”

삼성화재가 무적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비밀로 ‘시스템화’를 꼽았다. 그는 “국가대표팀에도 있어봤지만 삼성화재는 정말 팀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전력을 분석하는 것도 시스템화됐다”며 “선수들이 오히려 전력 분석 미팅을 주도한다. 선수들이 의견을 많이 내는 등 자신들의 플레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강조했다.

‘독종 분석파’로 세터 유광우를 꼽았다. 그는 “세터라서 그런지 비디오 분석에 더 관심을 쏟는 것 같다. 매일 30분씩 꼭 함께 비디오를 본다”고 설명했다. 데이터화가 힘든 선수로 까메호(LIG손해보험)를 꼽았다. 그는 “위에서 내리꽂는 유형의 선수들은 대비하기 힘들다. 블로킹 위에서 때리는 까메호가 꼭 그렇다. 마틴도 테크닉이 좋아 까다롭다”고 분석했다.

시즌 중에는 쉬는 날이 없고 새벽 6시에 출근해 밤 11시에 귀가하는 빡빡한 일정이지만 김 분석관은 불만이 없다. 오히려 휴가를 받아서 쉬면 불안하다고. 그는 데이터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높였다. “숫자는 확률일 뿐이다. 데이터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감독과 선수가 어떻게 데이터를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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