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 특수부(김석우 부장검사)는 4일 선거를 전후해 건설업자에게서 거액의 뒷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뇌물수수)로 홍이식 전남 화순군수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홍 군수는 지난해 4월 27일 치러진 보선을 앞두고 건설 자재업자에게서 수천만 원을 받고 당선된 후에도 해외여행 경비 등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홍 군수는 이와 관련"돈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화순군 주민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주민들은 "이러다 또 재선거를 치르는 것은 아니냐"며 민선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전ㆍ현직 군수 6명(연임 포함) 중 5명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사법처리되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는 것은 아닌가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민선 1, 2기 군수를 연임한 임모씨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군수직 상실위기에 몰렸다가 최종심에서 파기 환송돼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민선 3기 군수인 또 다른 임모씨도 2002년 취임 한 달 만에 경선과정에서 금품을 뿌린 혐의로 구속됐다가 2004년 대법원 확정 판결로 군수직을 잃었다. 2006년 6월 민선 4기 군수로 당선된 전완준 전 군수의 친형 전형준씨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그 해 10월 보궐선거에서 형의 자리를 물려받은 전완준 전 군수도 2010년 4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가 옥중 출마해 당선됐지만 징역형을 선고 받고 직위를 잃었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홍 군수는 취임 일성으로 "10년 새 재ㆍ보궐선거를 세 번이나 치르면서 갈라진 민심을 하나로 묶겠다"고 했지만 정작 그의 행보는 '주민 화합'과는 거리가 멀었다. 홍 군수는 지난달 17일 공무원 체육대회 도중 참석자 다수가 자리를 뜬 사실을 꾸짖으며 공무원 5명에게 무릎을 꿇고 손을 들게 해 주민들로부터 "지역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는 미움을 사기도 했다. 홍 군수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6일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화순=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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