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서로 다른 층에 사는 입주자 2명이 가스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숨진 채 발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일 부산 해운대서에 따르면 지난 30일 밤 9시30분쯤 해운대구 반송동의 5층짜리 아파트에서 5층에 사는 설모(69)씨와 1층에 사는 이모(51)씨가 각각 자신의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설씨가 숨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아파트 내에서 가스냄새가 나는 것을 확인하고 다른 입주민을 대상으로 확인작업을 벌이다 1층에 혼자 사는 이씨가 숨진 사실을 발견했다. 경찰은 아파트 입주자 10여 명을 긴급 대피시키는 한편 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을 불러 가스 누출 여부와 농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숨진 이씨가 지난달 26일 이사를 오면서 보일러를 고치거나 교체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 가스보일러의 불완전 연소로 발생한 일산화탄소가 베란다 배관 또는 화장실 환풍구 등을 통해 다른 층으로 퍼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층 주민들은 문을 열어 환기를 해 가스 중독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혼자 살던 사망자들은 날씨가 추운 탓에 문을 닫고 지내다 중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사망자들을 부검하는 한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정밀 점검을 펼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해당 아파트는 1993년 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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