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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부 결속·대미 협상력 제고· 남한 대선 흔들기 '다목적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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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내부 결속·대미 협상력 제고· 남한 대선 흔들기 '다목적 카드'

입력
2012.12.0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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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0~22일로 예고한 장거리 로켓 발사는 내부 결속을 다지고 대미 협상의 지렛대를 확보하면서 남한 대선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다목적 카드다. 당분간 북한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압력이 거세지고 남북관계가 경색되겠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위험보다는 실익이 많을 수 있다고 계산할 수 있다.

장거리 로켓 개발은 핵무기 개발과 더불어 김정일 유훈통치의 핵심이다. 또 북한이 올해 강성국가 진입 원년을 맞아 큰 성과로 내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4월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감행한 로켓 발사에 실패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기(17일)와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1년(30일)을 앞두고 이를 만회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북한이 시기적으로 겨울이라는 악조건을 감수하면서 1년에 두 번이나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는 '도박'을 벌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2일 "북한 체제의 우월성을 과시하고 최고지도자 김정은이 주민들에게 큰 선물을 베푼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1위원장은 4월 15일 첫 대중연설에서 "인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후 물가와 환율이 급등하고 외자 유치도 여의치 않아 경제개선 조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잇따라 군 수뇌부를 교체했지만 충성심만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김 1위원장의 리더십이 불안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분위기를 전환할 한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김정은이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절박함을 떨쳐내기 위해 로켓 발사에 매달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 당국자도 "대외 관계 악화를 감안하면 시쳇말로 견적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북한 내부의 복잡한 상황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로켓 발사를 빌미로 내세운 측면도 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 기조실장은 "미국 대선이 끝나고 오바마 정부의 부담이 덜한 시점에서 로켓 발사를 예고하면서 미국을 향해 '우리도 좀 봐 달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번 발표가 대선(19일)을 앞둔 남한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많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에 우호적인 차기 정부가 들어서게 하려는 의도"라고 했고,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차기 정부가 새로운 대북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북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실제 미사일을 쏠 경우 유엔 안보리가 자동 소집되기 때문에 북한의 의도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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