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실패한 뒤 불과 8개월여 만에 재시도하는 터라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기술적 결함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2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실패 이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수 차례 로켓 엔진 성능 개선 시험을 실시하는 한편 해외 미사일 전문가들의 극비 방북을 추진해온 것으로 우리 정보당국에 파악됐다. 또 로켓 정밀도 개선을 위해 우크라이나 등에서 관련 자료를 빼내려 하는 등 기술 보완 노력에 박차를 가해 왔다.
전문가들은 일단 2009년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당시 연소 단계에서 자세제어장치(DACS)를 사용한 것으로 미뤄볼 때 북한의 로켓 제어 기술이 일정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4월 쏜 로켓이 발사 2분15초 만에 공중 폭발하면서 아직 불안정한 기술 상태를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권세진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북한이 1998년 대포동 1호 발사를 시작으로 11년 간 꾸준히 장거리 로켓 기술을 진전시켜 온 데다 북한과 우주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이란이 인공위성 발사에 이미 성공한 만큼 지난번보다 성공확률이 더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보유한 기술을 실질적으로 적용하거나 시스템을 통합 운용하는 데에는 북한의 노하우가 충분치 않은 듯하다"고 분석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의 로켓 추진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올랐지만 이를 제어하는 전자 분야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여전히 기술 성숙도ㆍ신뢰도가 낮은 시험 발사 단계"라고 설명했다.
발사 실패 뒤 기술 결함을 극복하기에 8개월은 부족한 시간이라는 지적도 있다. 앞서 북한은 2006년 7월과 2009년 4월, 올해 4월 등 3년에 한 번꼴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북한이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단정할 수 없지만 올 4월 공중 폭발 원인으로 추정되는 1, 2단 미분리와 2단 점화 실패가 반 년여 만에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경미한 결함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설사 로켓 발사에 성공하더라도 탄도 미사일로 전환하는 데에는 추가 기술이 필요하다. 사거리가 5,500㎞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할 때 탄두가 고열에 견뎌야 하는데 북한이 중거리(3,000㎞) 수준의 재진입체 기술은 갖고 있으나 ICBM급 기술까지 확보하는 데엔 상당한 시일이 더 필요하리라는 게 군 당국 판단이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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