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도에 마카오 3배 면적에 이르는 관광복합도시를 개발하는 '에잇시티(8City)' 사업이 출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시로부터 에잇시티 사업권을 넘겨 받아 추진할 특수목적법인(SPC) ㈜에잇시티가 개발사업시행자 지정 요건을 아직까지 갖추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캠핀스키 컨소시엄(지분율 37%)과 대한항공(24%), 대우건설(24%), C&S자산관리(16%)로 구성된 ㈜에잇시티는 인천시와 협약을 맺고, 올해 말까지 사업시행자 지위를 얻기로 했다. 하지만 ㈜에잇시티는 현재 '자기자본이 500억원 이상이 돼야 한다'는 사업시행자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에잇시티는 한국투자증권과 내년 상반기 중 3조원의 토지보상을 위한 재무적 투자와 연내 500억원, 내년 3월까지 총 1,000억원의 자본금 증자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지만 아직까지 증자는 이뤄지지 못했다.
㈜에잇시티는 2030년까지 용유ㆍ무의도 80㎢에 한류스타랜드, 호텔복합리조트, F1자동차경주장 등을 갖춘 관광복합도시를 개발하는 에잇시티 총 사업비를 약 317조원으로 추정했다. ㈜에잇시티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연내 증자를 위한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사업비가 천문학적인 데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사업비 조달이 쉽지는 않지만 큰 그림에서 사업진행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러나 금융업계는 물론 인천시 내부에서 조차 자금 조달이 가능할지에 의문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영국 SDC그룹(투자금 1조1,000억원)이 투자 의사를 밝혔고, 인천시가 아부다비ㆍ카타르 투자청과 3조8,000억원 투자 유치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앞선 카타르 알파단그룹 투자 유치 실패 등의 사례가 재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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