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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음악성으로 승부··· 50년 연주 인생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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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음악성으로 승부··· 50년 연주 인생 자부심”

입력
2012.12.0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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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농익은 연주엔 세월도 비껴갔다.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74)은 세 아들 대철(기타) 윤철(기타, 키보드) 석철(드럼)과 함께 녹슬지 않은 기타 연주를 들려줬다. 1, 2일 밤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신중현은 2년 만의 단독 공연'더 기타리스트 신중현'을 통해 건재를 과시했다. '빗속의 여인' '커피 한잔' '미인' '아름다운 강산' 등 젊은 관객에게도 익숙한 히트곡이 퍼져나올 때면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1부는 데뷔 초의 히트곡들로 채워졌다. 첫 두 곡은 신중현이 그룹 에드훠(ADD4) 시절 만든 곡들인 '빗속의 여인'과 '내 속을 태우는구려'를 펄시스터즈가 리메이크했던 '커피 한잔'이었다. 투박하지만 힘이 넘쳤던 젊은 시절과 달리 원숙한 기타 소리가 공연장을 감쌌다. '미련' '님아'까지 네 곡을 연주한 뒤 그는 마이크를 잡고 "우리 대중음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는 욕망을 갖고 쓴 곡들"이라고 소개했다. 신중현의 기타 연주는 미8군에서 활동하던 시절 작곡한 '기타 부기'와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에서 더욱 빛을 발했다. "젊었을 땐 힘으로 연주했지만 지금은 도(道)로 연주한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연주였다.

2부는 신중현이 이번 공연에서 중점을 둔 사이키델릭 록의 향연이었다. 펄 시스터즈에게 줬던 '떠나야 할 그 사람'과 신중현과 엽전들 시절의 '할말도 없지만'을 연주하며 그는 혼신의 즉흥 연주로 객석을 압도했다. 김완선에게 작곡해줘 크게 히트했던 '리듬 속의 그 춤을'에선 세 아들과 번갈아 가며 즉흥 연주를 펼쳐 '부전자전'의 위엄을 과시했다.

'아름다운 강산'으로 마친 본 공연에 이어 앙코르로 준비한 곡은 단 한 곡. '바람'이었다. 1973년 김정미가 불렀던 숨겨진 보석 같은 곡으로 그는 와이어를 타고 공중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깜짝 이벤트를 선물했다. 이틀간의 연주에서 그는 50년 연주 인생에 대한 자부심을 보여줬다. "요새 한류다 뭐다 해서 한국 문화가 세계에 퍼지고 있는데 나는 음악성만으로 내 음악을 전하고 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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