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의 유엔 지위 격상에 따른 보복으로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에 주택 3,000채를 새로 건설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이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포럼에서 “유엔이 이미 불법으로 규정한 이스라엘의 분쟁지역내 주택 건설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정착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는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아비그도르 리버맨 이스라엘 외무장관이 참석했다. 29일 유엔총회에서 팔레스타인의 국가지위 승격 여부를 결정하는 표결이 진행될 당시 마지막까지 이스라엘 편에서 반대표를 던진 미국이 이례적으로 이스라엘을 비난한 것이다.
유엔총회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진 영국도 이스라엘을 꼬집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1일 “주택 건설 계획 발표로 이스라엘의 국제적 위상이 약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주택건설 계획이 확정되면 이스라엘에 대한 신뢰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 등이 강경 일변도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정권에 또 한번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우려하는 팔레스타인의 유엔 안보리 정회원국 가입에 미국 등 상임이사국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이스라엘이 이들 나라의 의견에 귀 기울이라는 메시지”라고 보도했다.
1948년 건국 후 아랍세력과의 네 차례 전쟁에서 모두 승리한 이스라엘은 1980년 팔레스타인 지역이던 동예루살렘 등을 영토로 합병했다. 이후 이 지역에서 분쟁이 계속되자 국제사회는 1993년 중재를 통해 서안지구 일부와 동예루살렘 등을 팔레스타인 행정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서안지구 등에 머무는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군대 주둔과 주택 건설 등을 용인하자 팔레스타인은 평화협상 재개 조건에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단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이어져왔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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