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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S-클래스 분양률 높이려는 꼼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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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S-클래스 분양률 높이려는 꼼수였나?"

입력
2012.12.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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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에코밸리, 법·절차 무시하고 조선대와 무상양도 투자양해각서 체결 드러나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 "외국 병원 아니면 무상양도는 불가" 발끈부동산업계 "대학병원 유치 홍보 통해 모회사인 중흥건설 아파트 분양·땅값 상승 노린 것 아니냐" 비난조선대만 이용당한 꼴 지적

2일 오후 전남 순천시 해룡면 신대배후단지.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 배후도시로 개발되고 있는 이곳에 들어서자 한 아파트단지 옆으로 7만5,468㎡ 규모의 빈 땅이 눈에 들어온다. 땅주인이자 신대배후단지조성사업 시행사인 순천에코밸리㈜가 의료기관 부지로 조성한 곳이다. 이 땅은 조성원가가 220억원이 넘고 시세도 8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금싸라기 땅을 둘러싸고 최근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순천에코밸리가 이 땅을 조선대에 대학병원 부지로 무상 양도하겠다며 조선대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하자, 사업발주기관인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이 "해당 부지는 땅 주인이라도 함부로 할 수 있는 땅이 아니다. 무상 양도는 턱도 없는 소리"고 일축했다. 이 와중에 수백억원짜리 땅을 거저 얻게 생겼다며 들떠 있던 조선대 측은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지역 중견건설업체 중흥건설의 계열사인 순천에코밸리와 조선대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은 지난달 28일. 순천에코밸리 측은 당시 조선대에 종합병원과 교육시설 등을 지을 수 있도록 신대배후단지 내 의료기관 부지를 무상양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조선대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5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을 짓기로 했다. 조선대 측은 무상양도 받을 땅을 담보로 병원 건립 비용 800억원을 대출받는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인구 수 등 의료 수요와 의료자원 분포, 지리적 접근성 등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조선대의 '순천병원 건립 꿈'은 말 그대로 꿈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식경제부가 지난 7월 순천에코밸리에 신대배후단지조성사업 실시설계 변경승인을 내주면서 의료부지를 국내 실수요자에게 처분(매각)할 경우 조성원가 또는 감정가격 이하로 매각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무상양도는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더구나 현행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실시설계 승인서상 의료기관 부지 처분 금액에 대해서도 해당 시ㆍ도지사는 물론 광양경자청과 협의하도록 했지만 순천에코벨리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그런데도 순천에코밸리는 "'조성 원가 이하'라는 의미에는 '무상'이라는 개념도 포함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해괴한 논리를 들이대며 무상양도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면서 순천에코밸리는 광양경자청과 전남도, 순천시 등 관계기관들이 병원 설립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하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을 투자양해각서에 멋대로 집어넣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광양경자청은 황당해 하고 있다. 광양경자청 관계자는 "실시설계 승인서에 따른 부지 처분방법엔'무상양여'가 따로 있는데 '조성원가 이하'의 범위를 무상으로까지 확대 해석하는 것은 무슨 궤변이냐"며 "국내 수요자에게 의료기관 땅을 무상양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이 같은 절차와 법령을 무시한 '무상양도 계획'을 선포한 순천에코밸리의 속내를 두고 지역 부동산업계에선 "신대배후단지에 대학병원이 들어선다고 홍보해 모회사인 중흥건설의 아파트 분양률을 높이려는 꿍꿍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대지구 A부동산 관계자는 "중흥건설이 신대배후단지에 수 차례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금방이라도 외국인학교가 들어올 것처럼 떠들어댔으나 분양이 끝나자 학교 건립 얘기는 쏙 들어갔다"며 "조선대병원이 들어선다고 하는 것도 현재 30%대로 저조한 중흥 5차 아파트의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꼼수라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중흥건설 측도 "조선대 병원 유치라는 호재가 작용하면서 최근 들어 분양률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순천에코벨리가 조선대에 병원 땅을 공짜로 주려고 하는 데는 신대배후단지조성사업 준공 예정인 연말까지 병원 유치를 통해 해당 부지를 처분하지 못하면 실시계획에 따라 소유권을 순천시에 넘겨줘야 한데다, 설령 매각하더라도 매각금액을 배후단지 기반시설 등에 재투자해야 해 실익이 별로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깔려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순천에코밸리가 의료기관 부지의 무상양도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들 소유의 신대배후단지 내 공동주택용지의 땅값 상승을 위해 애꿎은 조선대를 끌어들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B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단지 주변에 대학병원이 들어선다고 하면 주변 땅값이 들썩거릴 수밖에 없다"며 "순천에코밸리나 중흥건설이 신대배후단지 내 매각을 계획 중인 공동주택용지의 가격을 끌어올린 뒤 팔아 치우려는 속셈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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