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변 흑이 안에서 그냥 살 수는 없고 1부터 5까지 호구 쳐서 패를 만드는 게 최선이다. 한데 바로 이 장면에서 백에게서 어이없는 실수가 등장했다. 이세돌이 패를 결행하기 전에 슬쩍 9로 들여다봤을 때 강지성이 10으로 '모양 좋게' 응수한 게 큰 잘못이다. 모양은 좀 이상하더라도 지금은 당연히 A로 둬서 위아래 백돌을 확실히 연결했어야 했다. 실전에서는 나중에 흑이 B로 끊는 수단이 남았으니 이건 엄청난 차이다.
드디어 본격적인 패싸움이 시작됐는데 이세돌이 19로 패감을 썼을 때 강지성이 먼저 20으로 1선을 젖힌 건 나름대로 일리 있는 응수타진이다. 물론 흑이 1로 끊으면 백 석 점을 잡고 살 수 있지만 대신 백도 4, 6으로 연결해서 만족이다. 그렇다고 흑이 1로 단수 치는 건 2, 3을 교환한 다음 4로 이어서 흑돌이 다 잡힌다. 하지만 이세돌이 이를 모를 리 없으므로 실전에서는 일단 얌전히 21로 물러섰고 다시 패싸움이 계속됐다. (15 23 … 1, 18 26 … 12)
박영철 객원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