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나면 노동자 책임으로 돌리기 위해 골프장은 산재보험을 들지 못하게 한다. 민간보험까지 들어주면서 산재보험 가입을 반대하는 경우도 있다."(골프장 캐디 A씨ㆍ34)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에 마킹까지 다해서 서명만 하라고 하고, 산재보험에 가입하면 소득이 늘어나는 사실이 공개돼 문제라는 식의 악성소문을 퍼뜨린다."(학습지 교사 B씨ㆍ28)
보험설계사, 레미콘운전자, 학습지교사, 골프장 캐디 등 '특수고용노동자'에게 산재보험가입이 허용된 지 4년 만에 실제 산재보험 가입률이 반토막 난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료 절감은 물론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사업주들이 '적용제외신청제도'를 악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2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낸 '산재보상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가입 특례조항의 입법영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가입허용 첫해인 2008년 16.2% 였던 특수고용 노동자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올해 4월 현재 9.2%를 기록했다. 거의 절반 정도 줄어든 것이다. 모든 업종의 가입률이 낮아졌는데 올해 4월 기준으로 캐디는 2만2,345명중 809명만이 산재에 가입해 가입률이 3.6%에 불과했다. 학습지 교사의 가입률은 4.2%, 보험설계사는 9.2%, 레미콘운전자는 28.6%였다.
임금노동자는 원칙적으로 전원 산재 가입대상이고 사업주가 보험료 전액을 낸다. 반면 특수고용노동자는 사업주에 인적ㆍ경제적으로 종속돼있지만 노동법상 '자영업자'로 취급돼 6개 업종만 사회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보험료 절반을 부담한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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