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을 당할 위기상황에서 A(31)씨를 구한 것은 침착함이었다. A씨는 지난 12일 오전 6시 40분쯤 고모(22ㆍ무직)씨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집 앞에서 자신을 덮쳤을 때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A씨는 날이 밝으면 거리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있을 거라 믿고 시간을 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곧 있으면 아버지가 나오니까 모텔로 가자"며 고씨를 설득했다. 고씨와 함께 걷던 와중에도 A씨는 "아까 넘어진 뒤로 엉덩이가 아프다. 쉬었다 가자"며 계속해서 시간을 끌었다. 고씨가 고통을 호소하는 A씨를 모텔까지 데려 가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인근 빌라의 지하 계단으로 향하면서 상황은 다시 나빠졌다. A씨는 이 때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고씨를 설득했다. "풀어 주면 신고 하지 않겠다. 제발 이러지 말라"며 40여 분간 설득했고 고씨는 결국 범행을 포기하고 달아났다.
A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지난달 29일 평소 자주 드나들던 PC방 앞에서 고씨를 검거, 성폭행 미수 혐의로 2일 구속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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